채권시장의 고빈도매매?

1.
구글 뉴스중 고빈도매매를 검색어로 한 결과를 RSS로 봅니다. 한동안 몇 건이었지만 요즘은 하루 한건도 넘기 힘듭니다. 지난 몇 년사이 매매환경이 많이 바뀐 탓입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고빈도매매’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그것도 채권시장과 관련한 기사입니다.

삼성선물 박동진 연구원은 22일 ‘US Treasury Liquidity Crisis 분석과 국내 채권시장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국내 채권시장도 HFT가 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박 연구원은 “지수선물 시장은 외국인 HFT 거래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알려져있지만 국채선물 시장에서의 HFT 거래 여부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올해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거래량 비중이 30%를 넘고 있고, 10년 국채선물 시장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목격되는 등 HFT의 가능성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HFT로 최근 이들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라면, 국채선물시장에서 호가 공급 등 유동성의 상당 부분이 이미 HFT 투자자에 의해 공급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동진 연구원은 “외국인이 대규모의 순매도를 나타낼 때 거래상대방은 증권사 등 국내 기관투자자가 되기 때문에 외국인의 HFT가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삼성선물 “외국인 국채선물 ‘고빈도매매’에 ‘웩더독’ “중에서

기사만으로 갈증을 느꼈습니다. 트위터로 도움을 요청해서 보고서를 받았습니다. 보고서를 목차를 보니 기사가 전부였습니다.

bond_h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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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선물 보고서에 담긴 내용중 핵심은 해외사례에 대한 분석입니다. 2014년 채권 Flash Crash와 유동성을 분석한 내용입니다.

변동성이 자동화탓?…美 자동화거래 규제 강화할듯

Joint Staff Report: The U.S. Treasury Market on October 1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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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상은 2015년에 일어난 일입니다. 2015년 채권거래 통계는 거래량이 늘었음을 보여줍니다.

한국거래소는 11일 “작년 거래소 채권시장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7조1000억원으로 전년의 5조6000억원보다 26.8%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14년의 5.5%, 2013년의 -2.4%보다 크게 늘어난 것이다.

거래소는 “낮은 금리가 유지되는 가운데 금리 변동성이 확대돼 거래가 늘었다”며 “안전자산인 채권을 선호하는 현상으로 채권 수요가 높아진 것도 거래량 증가에 도움을 줬다”고 밝혔다. 작년 7월 기관 투자자들에게 시장에 호가를 제공하는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는 성과연동형 시장조성제도를 도입해 장내로 자금 유입을 촉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장내·외 거래를 합한 작년의 채권 총거래량은 6993조5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체 채권 거래 중 25.2%가 장내 거래였다.
작년 장내 채권거래량… 하루 7조원으로 급증중에서

2016년 1분기 거래량을 보더라도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장내거래는 전분기 대비 32.3%가 증가하였습니다.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증권결제대금은 23조8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8.8%, 지난해 1분기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장별로 장내 시장과 장외 시장이 각각 2조1000억원, 21조7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장내 주식시장 결제대금은 일평균 462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8% 증가했다. 주식시장의 거래대금은 전분기 대비 0.2% 감소했지만, 대금 차감률이 직전분기 대비 0.2% 줄어들어 결제대금이 오히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장내 채권시장 결제대금은 일평균 1조6000억원으로 같은 기간 13.3% 늘었다. 거래대금이 전분기 대비 32.3% 증가함에 따라 결제대금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장외 주식시장 결제대금은 일평균 7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6.4% 증가했다. 대금 차감률이 전분기 대비 1.2% 감소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증권결제대금, 전분기 대비 8.8% 증가중에서

원인이 무엇일까요? 실마리를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수년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은행 예금을 빼 채권을 사는 개인투자자들이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장외 거래를 선호하는 큰손 기관들과 달리 개인들은 소액이라도 제값을 받고 채권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소 장내 거래 쪽으로 몰리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일반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 거래 비중은 2014년 20.04%에서 꾸준히 상승해 이달 3일 현재 26.49%까지 높아졌다. 개인뿐만 아니라 소규모 기관투자가들까지 증권사 HTS를 통한 장내 거래에 참여하면서 전체 채권거래 가운데 장내시장 거래 비중도 올 1분기 말 현재 48.1%까지 상승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14년 말까지만 해도 장내 거래 비중이 34.6%에 불과했는데 1년여 새 13.5%포인트나 껑충 뛴 것이다. 개인 채권 투자가 늘고 있는 이유는 예금금리 추락으로 ‘비슷한 금리라면 절세 혜택이 있고, 기준금리 인하 땐 매매차익도 볼 수 있는 채권 투자가 낫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채권 투자자들도 예금 가입자들과 마찬가지로 이자소득세를 내지만 채권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개인 큰손 고객들이 채권형 펀드가 아니라 채권 실물 투자를 선호하는 게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자소득세도 만기 10년 이상 장기채권을 3년 이상 보유하면 비과세 혜택을 볼수 있다.

과거 채권시장은 연기금 보험 은행 운용사 등 전문 투자자들이 메신저 등으로 서로 호가를 주고받아 거래를 성사시키는 장외거래가 주류를 이뤘다. 개인투자자들도 비싼 수수료를 물면서 PB센터 등을 통해 채권을 매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활용한 장내거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년 전 한국거래소가 장내 채권 매매 단위를 10만원에서 1000원으로 낮춰 진입장벽을 완화한 것도 개인의 참여를 높이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7월에는 성과연동형 시장조성제도 도입으로 채권시장 유동성이 높아지고 호가도 촘촘히 형성되면서 투자자들이 시장 가격에 원하는 만큼 채권을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됐다. HTS를 통한 채권 거래 수수료는 장외시장에서 중개인(브로커)을 활용하는 방식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채권 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을 얻은 개인투자자도 많아졌다. 2012년 9월 처음 발행된 30년 만기 국고채는 2013년 시장 금리가 단기 급등하면서 투자 손실이 10%까지 늘기도 했지만 2014년 이후 금리 하락세가 본격화되며 수익으로 전환했다.
개인투자자, 은행예금 깨 채권 산다중에서

전자거래가 보편화한 미국 채권시장과 장내와 장외시장이 명확히 나뉘어진 한국채권시장을 단순 비교할 수 없습니다. 그렇지만 제도와 규제를 볼 때 개인의 거래비중이 늘어나는 장내 채권시장에서 고빈도매매가 가능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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