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보를 마무리하고 넥스트웨어를 시작했지만….

97년 11월 6일에 바른정보를 마무리하고 넥스트웨어를 설립하였습니다.이 때 바른정보에서 저와 함께 했던 3명의 개발자와 풀빛컴퓨팅의 6명이 의기투합하였습니다. 그리고 IMF가 터졌고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시작부터가 매우 험난했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려고 하는데 IMF라. 예상했던 사업계획을 펼쳐보기도 전에 아주 센 강적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이과정에서 핵심개발자 3명이 그만두었습니다. 아주 큰 타격이었죠. 그렇게 힘든 1년을 보내면서 이전에 했던 참세상을 하나씩 저의 마음속에서 떠나보냈습니다.

오늘 진보네트워크센터추진위원회가 발족을 합니다.그리고 이전에도 밝혔던 바와 같이 참세상과 관련된 모든 자산은 추진위원회로 기증되며 관계된 권리와 의무 및 계약도 자연스럽게 추진위로 귀속됩니다. 이로써 바른정보라는 이름하에 운영되어 오던 참세상은 세월속에 묻히게 되고 진보네트워크센터추진위가 앞장서서 새로운 공동체만들기가 시작됩니다.

참세상6년은 저에게 무척이나 소중한 시간입니다. 열정에 가득찬 20대를 보내고 맞은 30대라는 인생의 시간표에서 제가 찾은 일이기도 했고 제가 할 수 있는 피와 땀을 다들인 것이기도 했기때문입니다.물론 그것이 참세상을 이용했던 여러분에 어떻게 다가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뭐 이런데가 있어”하는 분도 있었고 “잘되야할텐데”하는 사람도 있었고 여러 사람이 계셨지만 그래도 그 모든 분들이 참세상에 최소한의 애정은 있었다고 믿고 싶습니다.

혼란의 90년대초반 전통적 가치는 한 체제의 종말로 인해 붕괴되고 이땅의 희망만 들기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게 무언인가를 고민하던 그 때. 참세상은 “내일을 향한 열린 마음으로”라는 모토를 내걸고 출발했습니다. 내일에 대한 희망도 없고 동료에 대한 믿음도 없고 오늘이 고통스럽던 때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깃발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은 “열린 마음”이었습니다. 세상의 변화에 대한 겸허한 자세,동료에 대한 열린 자세,그것만이 흩틀어진 자신을 다시 세우고 자곡자곡 무언가를 만들어나갈 수 있다는 믿을 가졌던 것이고 그것이 결국 참세상으로 세상에 나왔습니다.

누구는 이런 말을 했죠.”현실에서 불가능한 참세상을 가상에서나마 만들어보자고” 그렇게 몇년이 흘렀고 참세상은 많지않은 사람에게 수다를 떨고 조금의 휴식과 조금의 긴장을 줄 수 있는 그런 곳이 되었죠.

저 개인으로보면 참세상은 제가 삶을 살아가면서 가질 수 있는 많은 기쁨을 주었습니다. 온라인이지만 참세상을 통해 만났던 선배님들,동료들,후배들.
우리의 세상살이가 끼리끼리이기 쉽고 그 사람이 그사람이기 쉬운데 저는 참세상을 통헤 많은 만남과 관계를 맺을 수 있었던 기쁨이죠. 그리고 “노동자”가 아닌 정보화라는 사회적 변화속에서 조금이나마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도 행복이죠.아! 또 있습니다. 현진이 현주.두 딸을 얻은 것도 기쁨이죠. 물론 참세상이 준 것은 아니지만….

지난 6년을 통해 가장 가슴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한총련관련삭제사건”입니다. 과정이 어찌되었건 결과는 한총련분들의 아이디와 게시물을 삭제하였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지만 한총련동지들에게 다시한번 사과를 드립니다. 또 그런 행위 자체를 믿음으로 이해해준 이용자여러분과 한총련동지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무엇을 할까? 사실 제앞에 놓인 가장 큰 일은 회사살리기입니다. IMF라는 쉽지않은 상황에서 회사를 키우고 동료들의 생활을 책임지는 것.참 쉽지않은 일을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참세상운영자,바른정보사장이라는 두개의 직함을 모두 벗어던지고 (주)넥스트웨어라는 회사의 영업기획담당자로써 자기역할에 최선을 다하려고 합니다. 생활인으로써 저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시민으로써 저는 진보네트워크센터에서 필요한 일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그리고 이용자로써 참세상을 여전히 기웃기웃거리는 유령일 것입니다. 참세상6년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플라자가 좀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면서 유령이고자 합니다.

이제 참세상이라는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니 홀가분합니다. 연휴때 시스템이 죽었는지 살았는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일요일에 택시타고 회사로 나오지 않아도 되고…
그러나 아쉬움은 남습니다. 그 아쉬움을 가슴에 안고 새로이 출발하는 진보네트워크 센터추진위원회에 할 수 있는 힘을 다해 도으려 합니다.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추진위라는 이름을 가진사람만이 아니라 참세상이용자여러분이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그것이 참세상을 계승하고 새롭게 발전하는 길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6년을 함께 살아온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다시금 전합니다.

그대안의 작은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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