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연구로 배우는 트레이더 심리

1.
jTBC의 썰전. ‘프로야구 승부조작’을 다룰 때 전원책 변호사가 “근본적인 문제는 인간의 도박 본능이다”라고 하면서 2005년 듀크대 실험을 소개합니다. 궁금해서 관련한 글들을 찾아보았습니다.

The Maze of Monkey Gambling (Research + Maze)

위의 글에 담긴 실험들을 소개한 국내 기사들입니다.

2005년 미국 듀크대의 신경생물학자 마이클 플랫 박사는 짧은꼬리원숭이 수컷들에게 ‘안전한 불빛’을 선택할 때는 일정한 양의 과일 주스를 보상으로 주고 ‘위험한 불빛’을 선택할 때는 주스를 그보다 조금 많이 주기도 하고 조금 적게 주기도 하는 실험을 했다.

결과는 위험한 불빛을 선택하는 원숭이들의 비율이 높게 나왔다. 그런데 위험한 불빛 쪽의 주스 양을 아주 많이 주거나 아주 적게 줄인 후 실험을 실시한 결과, 위험한 불빛을 선택하는 원숭이들이 더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도박의 위험성을 높일수록 원숭이들이 더 빠져든 셈이다.나중에는 위험한 불빛 쪽의 평균 주스 양을 안전한 불빛 쪽의 주스 양보다 낮춰도 원숭이들은 여전히 위험한 불빛을 선택했다. 평균 보상 값이 훨씬 낮아진 도박 게임임에도 원숭이들은 자신이 손해 본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플랫 박사는 “원숭이들은 큰 보상을 한 번 맛보면 수많은 실패에 대한 기억은 모두 잊고 황홀감에 빠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결론을 내렸다.19세기 영국의 수필가인 찰스 램은 이 같은 도박의 마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도박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최고의 카드를 잡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하기 때문에 되풀이된다.”

도박을 하는 사람들은 돈을 딸 거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돈을 잃을 수 있다는 위기감도 함께 느낀다. 그럼에도 왜 위험보다는 최고의 카드를 잡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사로잡혀 버리는 걸까.과학자들의 실험 결과 도박을 처음 시작할 때 위험보다는 기대 심리가 먼저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카드를 잡는 순간 뇌에서 위험 여부를 판단하는 영역보다 보상이나 기대를 담당하는 영역이 먼저 활성화된다는 것.이런 기대감이 위기를 느끼는 뇌 부위를 둔화시켜 버리므로 이길 확률이 낮음에도 자리를 털고 일어서지 못한다.
사람들이 도박에 빠져드는 이유중에서

원숭이가 아닌 쥐를 대상으로 한 또다른 실험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줍니다.

최근 BBC 뉴스 인터넷판은 “Rats play odds in gambling task”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쥐들도 맛있는 먹이의 유혹과 이를 얻는 데 따르는 위험을 머리 속에서 저울질하는 일종의 도박 전략을 구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보도했다.영국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진은 중독과 관련된 생물학 연구를 위해 쥐들을 대상으로 한 도박 게임을 시험한 결과 이들이 주어진 시간 안에 먹이를 얻기 위한 선택을 해야 할 때 이런 전략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설탕의 공급을 보상으로, 공급 중단을 처벌로 삼은 30분간의 이 실험에서 쥐들은 네 개의 구멍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보상이 큰 구멍은 건드리면 많은 양의 설탕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지만 처벌 시간이 길어지는 장치를 건드릴 위험이 따른다.

실험 결과 쥐들은 금방 ‘최상의 전략(optimal strategy)’을 터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설탕이 많이 나오지만 설탕이 끊길 위험 역시 큰 구멍보다는 나오는 설탕은 적더라도 끊어질 위험이 작은 구멍을 선택하는 것이다.

연구진은 쥐들을 대상으로 한 이 연구가 대뇌 전두엽(frontal lobes)에 손상을 입은 환자들의 의사결정 능력을 시험하기 위해 개발된 이른바 아이오와 도박 실험(Iowa gambling test)을 이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쥐도 먹이 앞에서는 도박한다”중에서

다음 실험은 앞서 듀크대 실험을 확장한 것입니다.

연구진은 과학실험에 자주 활용되는 붉은털원숭이 3마리를 대상으로 한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컴퓨터로 만들어진 가상 도박 프로그램에 원숭이들을 참여시킨 뒤 각 게임마다 원숭이들이 취하는 행동패턴을 분석해본 것이다.

해당 게임은 일정한 질문에 ‘오른쪽’ 또는 ‘왼쪽’을 선택한 뒤, 답이 맞으면 일정한 보상이 나오는 형태로 구성됐다. 게임 속 시나리오는 총 3가지인데 2가지는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형태였고 나머지 1개는 전혀 예측이 불가능한 무작위 패턴으로 진행됐다.이후 실험이 진행되자 원숭이들은 빠르게 게임에 적응하며 올바른 답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특히 일정한 패턴이 반복되는 처음 2가지 시나리오에서 원숭이들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패턴을 발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마지막 무작위 패턴 시나리오에서는 원숭이들 역시 문제풀이가 쉽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흥미로운 것은 우연히 오른쪽 혹은 왼쪽을 선택해서 문제를 맞혔을 경우, 대부분 원숭이들이 해당 방향으로만 계속 답을 고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들의 답안 반복횟수는 평균 1,244회에 당했다.

이 수치가 흥미로운 것은 붉은털원숭이들의 행동이 ‘연속된 행운(Hot hands)’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속된 행운(Hot hands)’은 운동경기에서 한 선수가 특정 행동으로 득점을 했을 때 해당 행동을 계속 반복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도박에서도 비슷하게 적용되는데 한번 베팅으로 돈을 딴 경우, 이 베팅 방식을 계속 고수하며 도박을 이어나가는 행위를 의미한다. 즉, 심리적으로 한번 맛본 행운에서 벗어나기 힘들기에 흔히 도박중독을 야기하는 주요원인 중 하나로 알려져있다.흥미롭게도 이 붉은털원숭이들 역시 한번 성공한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려는 습성이 관찰됐다. 이는 인간을 제외한 다른 영장류에서 첫 관찰된 사례다.
원숭이도 인간처럼 ‘도박중독’에 빠진다

뜨거운 손의 오류. 이 실험이 가지는 의미가 무엇일가요? 오랜 진화를 거친 인간의 심리를 이해하는데 실마리를 준다고 합니다. 아래 기사에 따르면 “인간의 정신중 편견이 어디서 오는지”를 설명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무작위적 상황임이 분명한데도 원숭이와 인간이 연승 또는 연패의 신화를 믿는 까닭은 무엇일까? 연구진은 그 원인으로 “야생에 존재하는 먹이는 무작위로 분포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었다. “당신이 통나무 밑에서 맛있는 딱정벌레 한 마리를 발견했다고 치자. 이는 주변의 비슷한 장소에 딱정벌레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딱정벌레의 서식 환경은 일정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인간의 두뇌는 일정한 패턴을 찾도록 진화했다. 우리가 음악, 낱말퀴즈, 수도쿠 등을 좋아하는 이유는 똑같다. 거기에는 일정한 패턴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연구진은 말했다. “뜨거운 손의 오류를 이해하면, 도박을 치료하거나 투자에 관한 통찰력을 얻는 데도 도움이 된다. 또한 이번 연구는 인간의 자유의지(free will)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우리는 우리가 다양한 정보에 입각하여 객관적인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인간의 정신은 편견어림짐작통계적 추론의 복합체다. 우리는 이 세 가지를 결합하여 정교한 행동을 하게 된다. 우리는 이 같은 편견이 어디에서 오는지를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 의하면, 그중 일부는 우리가 영장류 친척들과 공유한 인지 메커니즘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진은 말했다.
원숭이도 경험하는 `뜨거운 손의 오류(hot hand bias)중에서

2.
뜨거운 손의 오류(Hot Hands Bias). Jeffrey Zwiebel: Why the “Hot Hand” May Be Real After All를 보면 ‘뜨거운 손의 오류’는 프로야구분석에 나온 듯 합니다. 행동경제학으로 이해하던 현상을 진화심리학의 영역으로 확장하여 검증한 실험입니다. 진화와 뇌과학으로 인간을 이해하고 투자와 같은 인간의 행동을 분석합니다.

신경전달물질로 인간의 심리를 설명하는 위키의 글입니다.

참고로 마음(컨디션, 기분 등을 포함한 개념으로 사용) 상태는

도파민 신경: 쾌락의 정열적 움직임, 긍정적인 마음, 성욕과 식욕 등을 관장
노르아드레날린 신경 : 불안, 부정적 마음, 스트레스 반응 등을 관장
세로토닌 신경 : 두 가지 신경을 억제하고 너무 흥분하지도 않고 불안한 감정도 갖지 못하게 평온함을 만듦

이 세 가지 신경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되는 것이다. 세로토닌 신경이 활성화된 사람은 평상심을 잘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도파민과 세로토닌. 처음 소개했던 해외 기사의 마지막 실험은 뇌신경물질과 관련한 실험이었고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등장합니다.

Serotonin and Dopamine Play Complementary Roles in Gambling to Recover Losses

도파민에 대한 설명입니다. 앞서 원숭이 실험등에서 등장하는 보상과 관련이 있고 세로토닌은 행복과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평정심이나 만족입니다.

도파민은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에서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은 보상이다. 도파민은 행동을 형성해서 사람으로 하여금 동기를 유발함으로써 즐거움과 재강화의 기분을 제공하는 뇌의 보상 시스템과 관련되어 있는데, 행동을 성공적으로 했을 때 분비되어 쾌감을 줘서 우리가 공부를 계속하고, 운동을 하고 위키질을 하는 동기를 부여해준다. 그래서 도파민이 부족하면 성취감 그런 거 없다 상태가 돼서. 뭐든 쉽게 흥미를 잃게 되고, 길게 지속하지 못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하도록 하는 도파민. 원인과 결과가 바뀔 수 있지만 도파민이 너무 많으면 중독으로 나아갈 듯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KB금융지주 경제연구소가 발간한 도파민이 경제적 의사결정에 미치는 영향는 제목부터 신기합니다. 다만 트레이더의 경우 개인적으로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을 주목하면 어떨까 합니다. 과도한 모험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을 줄여보는 취지입니다. 정신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는 걷기, 씹기, 심호흡, 관계 형성, 자신감 의 습관으로 세로토닌을 깨우라고 합니다. 햇빛을 보아야 세로토닌이 나온다고 합니다.

Download (PDF, 693KB)

Leave a Comment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