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의상능선 그리고 정상에 핀 진달래

1.
북한산 능선을 따라서 북한산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 달 응봉능선에 이어서 이번에는 의상능선입니다. 의상봉을 시작으로 용출봉, 용혈봉, 증취봉 그리고 나월봉, 나한봉 다음으로 문수봉까지 이어지는 길입니다. 북한산 15코스 다니기 – 대남문코스을 올렸던 때가 2012년이니까 4년만에 다시 의상봉을 찾았습니다. 기억속 의상능선과 4월의 마지막에 오른 의상능선은 달랐습니다. 등산객들의 안전을 고려한 시설들이 여러저기 들어섰습니다. 의상봉을 오를 때의 계단부터 많이 달라졌습니다. 의상봉을 오르는 길이야 많지만 탐방센터 우측길로 오르다가 나오는 첫번째 이정표를 따라서 한발 한발 내딛었습니다. 오래전이지만 중간에서 만난 토끼바위는 기억에 새록새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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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능선은 릿지, 즉 바위가 있는 산등성이가 이어진 능선입니다. 의상봉도 그렇습니다. 왼편으로 릿지를 즐기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렇지만 우리들 산행의 첫번째 원칙은 안전입니다. 위험하다고 느끼면 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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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봉을 지나면 가사당암문입니다.망루가 없는 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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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용출봉, 용혈봉입니다. 의상봉을 오를 때부터 세차게 불던 바람이 용출봉과 용혈봉을 오를 때 더 세진 듯 합니다. 전날 바람이 없고 맑은 밤하늘이라 파란 하늘을 기대했지만 모래바람에 휩쓸려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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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출봉을 내려올 때 바위 하나가 있습니다. 미륵바위라고 하네요. 어린 나무가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하늘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생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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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취봉 정상. 삮힌 홍어와 묶은지 찜 그리고 대통주가 함께 하는 점심입니다. 이제 나월봉과 나한봉입니다. 부암동암문을 지나서 나월봉을 오릅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금지’라고 팻말을 놓았지만 많은 분들은 정상을 오르십니다. 덩달아 뒤를 쫓아 올라보니 정상의 풍광이 무척 멋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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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산아래 진달래는 지고 철쭉이 만발합니다. 북한산 입구도 철쭉꽃이 환히 피었습니다. 국악방송을 들으니 조선시대 선비들이 영산홍, 왜철쭉을 무척 좋아했다고 하네요.

어느 해 일본에서 온 종자가, 이렇게 해동의 꽃이 되었나? 기이한 색은 붉은 비단이 펄럭이는 듯, 신선의 자태는 주사(朱砂)로 물들인 듯. 어둠 속에선 밤을 훤히 비추고, 밝은 곳에선 타는 노을과 같다네. 음력 5월 되면 막 성개하니, 우리 집에 흐드러진 꽃이 가득하다네
철쭉을 통한 공부중에서

철쭉보다 먼저 피지만 꽃 이상의 느낌을 주는 진달래. 이번 해 진달래는 총선으로 즐기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그런데 의상봉을 지나 점점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서 군락을 이룬 진달래꽃이 여기저기 만발하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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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봄은 꽃의 항연입니다. 옹고집전의 첫 머리는 아래처럼 시작합니다.

동편 뜨락 모란꽃은 봉오리가 반만 벌어지고, 왜철쭉과 진달래는 활짝 피었더니 춘삼월 모진 바람에 모두 떨어졌으되, 서편 뜨락 앵두꽃은 담장 안에 곱게 피고, 영산홍 자산홍은 바야흐로 한창이요, 매화꽃도 복사꽃도 철을 따라 만발하니 사랑치레가 찬란하였다.

문수봉을 지난 대남문으로 내려오기 직전 보현봉으로 복숭아꽃이 멋진 자태를 뽑내고 있네요. 다음 달 형제봉과 보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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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어느 달. 드디어 북한산 산성을 종주하는 날이 있을 듯 합니다. 그 때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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