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토밍과 회의는 혼동하면…

1988년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수없이 많은 회의를 했습니다. 회의의 목적이 무엇일까요? 조직내에서. 제 생각에 두단어로 정리하면 “결정과 공유”입니다. 조직이라는 것이 개인이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는 것이 아니고 팀작업을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것이기때문에 팀원 혹은 조직원 혹은 임직원사이에 무언가의 목표가 있어야 하고 이에 대해 ” 왜 그런지에 대한 공유도 있어야 하는” 기본입니다. 그런데 이를 위해서 놓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누군가- 개인이든 팀이든 준비가 있어야 합니다. “삼성의 회의문화는 다르다”몇년전에 읽은 책이라 제목이 가물가물하지만 하여튼 이 비슷한 제목이 책에서도 역시 “준비”를 무척이나 강조합니다.

사전에 자료를 준비하기.사전에 자료를 배포하기,사전에 자료를 읽어보기,회의를 정해진 시간에 시작하기,회의를 간명하게 진행하기, 회의록을 남겨서 회람하기등등..

근데 머리속으로 알아도 실제로 위와 같이 하기는 쉽지않습니다. 이 때 제 경험상 두가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첫째는 회의준비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대부분 회의때 자료를 발표하고 자료준비도 혼자서 만들고 사전에 히람도 없고. 그러니까 회의를 토론이 되는 것이죠.

두번째 첫째이유때문에 회의는 회의가 아니라 의견청취 혹은 의견취합.일종의 브ㄹ인스토밍같은 것이 아닐까 합니다.

작은 기업이니까 그냥 회의를 하여도 잘 될것이라는 막연한 판단을 하거나 아니면 특정한 사람의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 그래서 회의때는 말발이 센 사람이나 혹은 권력이 있는 사람중심으로 진행되죠.그렇기때문에 최소한 두가지, 사전에 자료준비해서 회람하기는 꼭~~~~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런 취지로 2004년쯤 한 직원이 올렸던 글입니다. 회사를 다니다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는데 소식이 없는 것을 보면 미국에 있는 듯한데.(뭐 연락을 하지 않을 수도 있죠.)

“오는 10월이면 대우자동차가 GM대우로 옷을 갈아입은 지 만 1년이 된다. 이 기간 동안 GM 대우 사람들은 ‘변화’라는 말을 실감했다. 세계 최고의 자동차 회사인 GM이 모든 업무처리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췄기 때문이다. 힘든 적응의 시간. 그중에서도 한국인 직원들은 달라진 회의방식에 적응하느라 특히 애를 먹어야 했다..

“글쎄요. 말을 많이 하게됐다는 게 가장 큰 변화라고 할까요. 미리 공부하고 준비해 가지 않으면 바보가 되거든요. 예전에야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아무 생각없이 들어갔고, 목소리 큰 사람이 이겼는데 이제는 꿈도 꾸지 못하게 됐죠.”.

GM대우의 이성상 전무는 “형식은 물론 내용까지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회사의 회의는 이제 더 이상 즉흥적으로 열리지 않는다. 최소 1주일 전에 개최를 공지하고 시작과 끝나는 시간이 정확하게 지켜진다. 물론 자료는 사전 배포돼 무엇을 위한 회의인지 명확하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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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향 설정과 의사결정이 회의 목적

상황이 이렇게 되다 보니 상사는 말하고 부하는 조용하게 듣던 이전의 회의 분위기도 사라졌다. 질의 응답이 필수가 됐고 사장이라고 해서 마음대로 결정하지도 않는다. 실무자를 포함한 참석자의 80%가 동의를 해야 의사결정이 이뤄진다. 회의가 끝나면 반드시 회의록이 작성돼 참석자들에게 배포돼 검토를 받는 것도 ‘정해진’ 절차가 됐다.

“예전에는 생산부서에서 1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한다고 보고하고 주재자가 몇 마디 하면 그걸로 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홍보부서에서도 의견을 냅니다. 토론을 하는 거죠. 조율이 될 때까지 회의가 반복되고 그때마다 갑론을박이 벌어져 시간이 꽤 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시행착오가 없어지고 자신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했기 때문에 부서간 협조도 잘 돼 업무처리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어요.”(김종도 상무)

이에 대해 컨설팅회사인 딜로이트 투쉬의 김경준 이사는 “한 회사를 가장 빨리 파악해 보고 싶다면 직원의 회의에 몇 번 참석해 보면 된다”며 “회의를 하는 방식과 수준에는 그 회사의 모든 것이 녹아 있다”고 말한다. 기업문화의 결정체라는 것이다.

그는 덧붙여 “대부분의 국내 회사들이 경쟁력 향상과 변화를 추구하면서도 후진적인 회의 문화를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이사의 지적처럼 국내회사들의 회의 운영 방식은 대부분 전근대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조직관리가 디지털화되면서 회의의 기본적인 기능과 운영방식의 변화가 요구되고 있지만, 정작 회의 주재자들(대부분 CEO)의 의식은 그대로다.

옛날 방식에 젖어 인트라넷으로 해결해도 될 일까지 굳이 회의를 통해 하고 있는 것이다. 고객이 변하고 시장이 변하는 상황에 따라 회의의 기능이 ‘보고하고 깨는 시간’에서 방향설정과 의사결정을 도출하는 시간으로 바뀌어야 하는데 아직도 예전 습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 5월 포스코는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아무리 늦어도 회의 소집은 하루 전에 예고하고 회의 진행시간은 1시간을 넘기지 말라’는 내용의 ‘회의 효율화 지침’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이 지침에는 단순한 정보전달이나 실무보고를 위한 회의는 가급적 열지말고 만약 회의가 필요하면 1주일 전, 늦어도 하루 전에 회의 소집을 예고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비효율적인 회의가 시간과 자원의 낭비를 초래한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였다.

실행 4개월간의 효과에 대해 포스코의 한 관계자는 “많이 좋아졌다”면서도 “주재자들의 의식이 바뀌지 않아 개선이 느리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근태 한스컨설팅 소장은 이에 대해 “회의가 소모적으로 운영되는 이유 중 하나는 국내 경영자들이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탓”이라고 말한다.

“예전에 일본의 ‘혼다’쪽 사람들과 회의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정말 철저하게 준비를 해와 밀도 있는 의견 교환을 할 수 있었습니다. 회의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되더군요.”

한소장은 “회의가 재미없고, 사람들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주재자)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견을 말하지 않는 사람을 나무라기 전에 왜 사람들이 얘기를 안 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도 아이디어냐고 면박을 준 적은 없는지, 말을 끊고 당신 의견을 얘기하지는 않았는지, 경청하지 않고 딴청을 피우지는 않았는지, 질문하지 않고 혼자서 얘기하지 않았는지, 늘 화난 얼굴을 함으로서 분위기를 싸늘하게 하지는 않았는지 말입니다.”

질문으로 참여를 유도해야

업계에서는 씨티은행 출신의 도기권 굿모닝신한증권 사장이 회의 진행을 잘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이 회사 이경주 차장은 “지난 1999년 1월에 부임한 후 (도사장이) 주재한 회의는 정말로 쇼킹했다”고 말했다.

질문으로 참여를 유도하는데다 실무자를 참석시켜 불쑥불쑥 “당신 생각은 어떤가?”를 물어보는데 참석자들이 진땀을 뺐다는 것. 그는 “이후 (회의가) 긴장되고 피곤해지긴 했지만 뭔가 배운다는 느낌이 강한 시간이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회의문화는 한 사람이 바뀐다고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조직 전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8월 ‘회의혁명’이라는 커버스토리를 통해 기존의 회의방식을 타파해 생산성 향상에 성공한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한 일본의 닛케이비즈니스는 “경영혁신에 성공한 닛산자동차는 회의문화에서도 단연 앞서가고 있다”고 닛산자동차를 추켜세웠다.

이 잡지에 따르면, 닛산은 리더(부장급)를 토론에서 배제시키는 대신 ‘파일럿’(Pilot)으로 불리는 과장급 실무자가 진행을 맡는다. 리더는 개회 전에 참석해 회의 목적을 설명하고 퇴장한 뒤, 토론이 끝나면 입장해 최종 결론을 내린다.

마에하라 야스히코 밸류업(Value Up) 추진지원팀장은 “리더가 회의에 참석하면 리더 생각대로 토론이 진행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리더의 임무는 토론 보다 결정을 내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2001년부터 이같은 ‘회의 밸류업’ 운동을 펼쳐 지난해 6백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거둔 것으로 자체 평가했다.

“잘 되는 회사는 결론이 분명하게 내려집니다. 결론이 나지 않더라도 결론을 내기 위해 다음 회의는 어떤 주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을 결정하죠. 하지만 안 되는 회사는 반대입니다. 결론이 없어요.

왜 결론이 나지 않았는지, 결론을 내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도 모르고 회의가 끝납니다. 회의는 많지만 의사결정 또한 느립니다. 모여서 이야기만 할 뿐, 의사소통을 못하기 때문입니다. 참석자들이 같은 이야기를 되풀이하기 시작하면 그 회의는 끝입니다.”(김경준 이사)

경영학의 대가인 피터 드러커도 회의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조직이 잘못 짜여 있으면 회의에 그대로 나타난다. … 목표를 달성하는 경영자들은 ‘우리가 회의를 개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무슨 결정을 내리려고 하는가?’를 정확하게 알고 이해시켜야한다.”

실패하는 회의 7가지 특징

결정된 회의가 늦게 열린다
이해하기 어려운 회의자료가 대량 배포된다
애매한 내용의 보고가 많다
다른 부서의 일에 대해 의견을 내지 않는다
리더가 “결론은 다음번에”라고 미룬다
회의가 끝난 후 무엇을 했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끝날 시간을 참석자들이 예측할 수 없다

(자료: 닛케이비즈니스 8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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