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15코스 다니기 – 숨은벽

1.
어디로 갈지를 정하려고 북한산을 백 번 이상을 오른 친구에 물었습니다.

“가을 단풍으로 어디가 좋을까요?
“밤골-숨은벽능선-삼천사-부왕동암문-청하동문으로 가세요”

‘숨은벽’이라는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구글로 찾아보니 암벽이더군요. 평범한 바위라고 생각하고 단풍만 기대하고 산행을 떠났습니다.

10월 26일. 저는 독재자로 기억하는 어떤 사람이 부하의 총에 세상을 떠난 날입니다. 어떤 이는 독재의 끝, 어떤 이는 암흑의 시작으로 기억합니다. 암흑의 시작이라고 주장하는 손병두라는 사람이 북한산을 오르는 그 시간에 이런 말을 했네요.

우리 서민들은 ‘간첩이 날뛰는 세상보다는 차라리 유신시대가 더 좋았다’고 부르짖는다

이번 산행은 밤골에서 출발하여 숨은벽능선으로 올라서 밤골계곡으로 내려오는 길을 택하였습니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출발하였고 해가 짧아져 안전을 고려했습니다. 아래 지도로 보면 안식년이라 회색으로 표시된 좌측 상단 길입니다.

숨은벽

2.
북한산과 같은 바위산을 다녀보면 기도를 드리는 곳이 많습니다. 보통 다른 곳은 절이 많지만 밤골은 국사당이라는 굿당이 있네요. 산신을 모시고 기도를 드릴 듯 합니다. 능선으로 오르는 길은 평범하였습니다. 적당히 가쁜 숨을 들이내시면서 오를 수 있었습니다. 밤골 숨은벽능성은 해골바위 전과 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저도 몰랐지만 해골바위를 지난 후 등산객이 알려주었습니다. 사진에 담지 못했지만 지난 일입니다.

해골바위를 지날 때까지 단풍도 없는 평범한 산행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해골바위근처에서 멀리 바라본 숨은벽까지 이어지 능선을 보면서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습니다. 같이 간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북한산 최고의 능선”으로 꼽을 정도였습니다. 숨은벽까지 낭떠러지를 타고 이어진 길 좌우로 웅장한 바위산들이 펼쳐집니다. 장관입니다.

숨은벽을 오르는 암벽등산가들을 존경스럽게 보면서 우회했습니다. 백운대와 밤골 갈림길에서 밤골을 선택하였습니다. 계곡에는 늦가을의 단풍이 밝은 햇빛속에서 빛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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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산위의 세상은 자연이 보여주는 경이에 놀란 마음으로 하나였지만 산아래의 세상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미래가 가로막힌 극한 투쟁의 연속입니다.

주말에 배달된 한겨레신문 기사중 공감이 가는 부분입니다.

각이 다른 건 참을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건, 생각이 다른 걸 참지 못하는 사람들과 마주해야 하는 현실이다. “종북 좌빨”의 프레임은 “일체의 다른 생각”을 불온한 사상으로 배제한다. “너, 종북이지?” 한마디로 게임 끝, 뭐라고 항변해도 소용없다. 종북이어서 불온한 게 아니고 불온하니까 종북이다.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하지 않은 보수는 천박하고 저열하다.
[토요판] 이진순의 열림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중에서

주일 미사때 예수님은 겸손을 말씀하십니다. 모두가 바라사이인 세상에서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가진 것을 기꺼이 나눔”을 실천하는 겸손한 세리가 소금이 아닐까요?

그때에 예수님께서 스스로 의롭다고 자신하며 다른 사람들을 업신여기는 자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두 사람이 기도하러 성전에 올라갔다. 한 사람은 바리사이였고, 다른 사람은 세리였다. 바리사이는 꼿꼿이 서서 혼잣말로 이렇게 기도하였다. ‘오, 하느님! 제가 다른 사람들, 강도짓을 하는 자나, 불의를 저지르는 자나, 간음을 하는 자와 같지 않고, 저 세리와도 같지 않으니,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는 일주일에 두 번 단식하고, 모든 소득의 십일조를 바칩니다.

그러나 세리는 멀찍이 서서 하늘을 향하여 눈을 들 엄두도 내지 못하고, 가슴을 치며 말하였다. ‘오, 하느님! 이 죄인을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바리사이가 아니라, 이 세리가 의롭게 되어 집으로 돌아갔다. 누구든지 자신을 높이는 이는 낮아지고,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다.” (루가 18,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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