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어드바이저 다시 보기

1.
얼마 전 맥킨지가 ‘”자본시장의 디지털활용 성공을 위한 두가지 길(Two Routes to Digital Success in Capital Markets)’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이를 다룬 기사중 일부를 보면 우리가 많이 들었던 변화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월가는 금융위기 이후 도입된 규제와 저금리, 불안정한 시장환경으로 매출 부진에 직면해 인건비를 비롯한 비용 삭감에 힘써왔다. 주식거래에서 지배적 역할을 담당한 전자거래는 이제 금리와 환율 등 광범위한 시장으로 존재감을 뻗치고 있다. 결국 월가의 비용삭감과 전자거래 기술의 득세가 맞물리면서 전통적 월가 금융인의 입지도 약화할 것이란 지적이다. 고객과 대면영업 또는 리스크(위험)를 감시하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떨어진다는 말이다.

블룸버그는 미래 월가는 대신 채권 전자거래, 컴퓨터 알고리즘, 첨단 금융거래 시스템인 블록체인 등 폭넓은 기술을 도입한 기업이 주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킨지는 “전면적 기술 도입에 나선 은행들은 미래 사업모델의 변화는 물론 자본환경의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월가는 디지털 기술을 세일즈와 트레이딩 측면에서 고객과 상호작용하는 핵심경로로 활용할 전망이다. 은행들은 모든 대면업무와 기존 수동으로 작업하던 활동들을 잠재적 자동화 대상으로 검토 중인 가운데 업무방식도 급격히 변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래 월가는 ‘기계 제국’?…인력 빈자리 채울 ‘머신러닝’중에서

Capital markets “tends to be a fast-follower industry.Something like machine learning, once it becomes the norm, everyone will very quickly move to it.
McKinsey’s Trading Prophecy Is a Wall Street Ruled by Machines중에서

위의 보고서는 Two routes to digital success in capital markets에서 신청할 수 있지만 회사메일을 사용하는 신청자만 제공하는 듯 합니다. 혹 가지고 계신 분, 저에게 보내주시면(^^)

“자본시장의 디지탈 활용”

이 문구를 보며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는 핀테크입니다. 그중에서 요즘 여의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인 ‘로보 어드바이저’와 이어집니다. 최근 기사를 검색하면 로보어드바이저를 주제로 한 기사가 넘칩니다. 그중 일부입니다.

[로봇PB시대온다①]’로봇매니저’가 당신 자산 관리한다
[로봇PB시대온다②]”시스템트레이딩 아니다!”…’투자자문가’ 로보어드바이저
[로봇PB시대온다③]자산관리 ‘대중화’ 기대되지만…”도입 전 충분히 검증해야”

“금융 투자, 이미 SW가 사람보다 낫다”
‘로보 어드바이저’ 핀테크, 기존 금융기관 추월할까

이런 류의 기사를 보면 로보 어드바이저를 무언가 새로운 것으로 포장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듯 묘사하고 있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2.
로보 어드바이저가 자산투자의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미국에서 금년 봄 논쟁이 있었습니다. 스타트업의 영역인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시장에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인 Charles Schwab가 진출하면서 벌어진 필전이었습니다.

The Robo Advisor Controversy

먼저 비판을 시작한 쪽은 Wealthfront입니다. 논점은 두가지입니다. 현금자산의 비중, 자문비의 적정성입니다.

For a young investor, Schwab’s greed is expensive. Too expensive. And it doesn’t have to be this way. Vanguard doesn’t play the game of marketing kickbacks, hidden fees and misleading pricing. Vanguard has grown to over $3 trillion in client assets without playing these tricks. That’s the kind of company we at Wealthfront aspire to be.
Broken Values & Bottom Lines중에서

이에 대한 Charles Schwab의 반론입니다.

Adam’s last contrivance, that Schwab is too expensive is his biggest. An investor in Schwab Intelligent Portfolios will pay no advisory or service fees and no commissions. At Wealthfront the $100,000 client pays 25 basis points and underlying ETF operating expense ratios. That’s less money going to work towards their future, a true drag on performance. The advisory fees charged by Wealthfront are “sunk costs” for investors. By contrast, Schwab Intelligent Portfolios charges no advisory fees – an investor pays only the operating expense ratios on the underlying ETFs. And the cash allocation actually earns interest that is paid to the investor. The interest rate is likely to move higher in coming years as the Fed normalizes interest rates.
Response to Blog by Wealthfront CEO Adam Nash중에서

위 논쟁을 평가하면서 로보 어드바이저가 가격뿐 아니라 최적화된 개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의문을 표하면서 ‘Digital Advisor’를 주장하는 Wela같은 서비스도 있습니다. 순수한 Robot Advisor와 PB에 의한 전통적인 자산관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형을 추구합니다.

Pure robo-firms have lowered the cost to invest, the same way ETFs did back in the early 2000’s. That’s a good thing for investors. They haven’t, however, provided a better solution to deliver personalized advice to an extremely under-served area of the investor marketplace… the mass affluent, or those who have less than $1 million in investable assets.
A Digital Advisor’s Take On The Robo War Between Wealthfront and Charles Schwab

Wela가 제공하는 대면서비스는 이렇습니다.

One text/tweet/FaceTime/phone call away from your personal advisor
In-person, over-phone, or video conference with a Wela Strategies advisor to review at least once a year

사실 Robo-Advisors Are Not New But They Foretell the Future of Financial Advice와 같은 글을 보면 로보 어드바이저를 새로운 서비스라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미 존재하던 것을 기술(Digital)을 이용하여 새롭게 변모한 서비스로 판단합니다.

Not new, only newer

Download (PDF, 124KB)

3.
이상으로 로보 어드바이저와 관련한 두가지 쟁점을 도출할 수 있습니다.

첫째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를 필요한 하는 고객입니다. 전통적인 PB서비스의 장벽이나 높은 수수료로 이용할 수 없었지만 수수료가 낮추면 적극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고객입니다. 미국의 경우 실리콘 밸리와 같은 정보기술업무에 종사하는 사람( Millennial Tech employees at companies like Facebook and Dropbox)이 대상자로 보입니다.

둘째는 로보 어드바이저 서비스의 핵심인 자산분배기술이 과연 혁신적인가하는 점입니다. 결국 자산분배 알고리즘의 수준입니다.

이런 쟁점에 비추어 한국의 로보 어드바이저시장을 살펴보죠. 먼저 고객입니다.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서비스는 대략 소액투자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소액투자자도 환영” PB영역 파고든 로보어드바이저… 내 돈 이제 ‘로봇PB’가 굴려준다

솔직히 PB서비스를 원하는 고객층이 뚜렷히 존재하고 이를 대상으로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 만큼 큰 시장인지 의문을 가집니다. 김낙년 교수의 ‘부의 분포도’를 기사한 우리나라 상위 10%가 富 66% 보유…하위 50% 자산은 2% 불과을 보더라도 현실적인 근거가 충분하지 않습니다. 로봇은 서비스 비용을 줄이기 위한 장치입니다. 가격 낮은 자산관리서비스를 만든다고 가정하고 설계를 해보죠. 4~50대가 아닌 2~30대를 대상으로 자산관리서비스를 만들면 시장이 있을까요? 저는 ‘글쎄’입니다.

둘째는 기술입니다. 일반적인 로보 어드바이저서비스의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2015110701000574900085771

아마도 3번 포트폴리오 선택에서 기술적인 차이가 들어날 듯 합니다. 투자자가 입력한 제한된 정보를 토대로 포트폴리오가 얼마만큼 신뢰성을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시험을 위해 Wealthfront와 같은 몇 서비스를 사용해보았지만 펀드를 선택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습니다.

From the advisor’s perspective, most “robo” technology tools ultimately amount to little more than a portfolio management system that allows advisors to create models and rebalance to them (similar to many existing rebalancing software tools) and provide performance reporting, paired with an online onboarding process that allows prospective clients to complete the new-account (and transfer/funding) process digitally.
Why Robo-Advisor Technology Still Won’t Help Most Financial Advisors Reach Millennials중에서

아마도 아래 기사는 이같은 의문에 답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만 역시나 직접 해보지 않으면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습니다.

증권사 로보어드바이저 신상일까 재탕일까

그동안 여의도에서 일하는 현재까지 투자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직접투자 -> 간접투자 -> PB서비스 -> 로봇PB서비스 ->

HTS가 처음 나올 때 직접투자를 강조했고 수익을 이야기했습니다. Buy Korea 열품일 때 간접투자가 대세라고 했고 수익을 말했습니다. PB서비스도 차원이 다른 서비스라고 했습니다. 로봇PB도 같은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될까요?

개인적으로 로보PB 서비스는 브로커리지영역의 HTS와 비슷한 방향으로 나갈 듯 합니다. HTS경쟁으로 수수료가 낮아지고 수익성이 악화한 것처럼 로보PB는 PB서비스의 대중화를 가져오기 보다는 PB서비스의 경쟁만 심화시켜서 수수료를 떨어트리는 역할을 할 듯 합니다. 이미 미국도 로보어드바이저 전문회사와 전통적인 투자은행이 다양한 형태의 자산관리서비스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점점 수익성을 떨어집니다.

Will 2015 See The Death Of The Robo Advisors?

위에서 인용한 Why Robo-Advisor Technology Still Won’t Help Most Financial Advisors Reach Millennials을 보면 로보 어드바이저기술은 투자자가 아니라 자산관리사를 위한 서비스로 전락하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아래는 삼성증권과 NH투자증권이 내놓은 로보 어드바이저와 관련한 보고서입니다. 참고하세요.

Download (PDF, 1.18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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