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살아 남기 셋

1.
여의도에서 살아남기 둘에 이어지는 ‘생존 시리즈’입니다. 누군가는 의문을 가질 듯 합니다.

“왜 이런 글을 쓸까?”

나를 드러내어 스스로의 위안을 찾기 위함입니다. 더불어 혹 어려움속에서 살기 위해 이리 뛰고 저리 뛰는 여의도 IT맨들이 희망을 만들어갔으면 하는 작은 바람도 있습니다. 저 같은 사람도 생존을 위해 분투하니까 힘을 내자는 취지입니다.

앞으로 남은 삶동안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지만 지난 몇 달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던 시간입니다. 의욕적으로 시작한 ZeroAOS는 내부의 복병을 만나서 좌초위기를 만났습니다. 생명줄 같았던 교육도 안팍의 사정으로 중단하였습니다. 벌어놓았던 돈은 오래 전 회사를 정리할 때 다 썼습니다. 그 때 남았던 빚은 아직도 있습니다. 재수하고 고등학교에 다니는 두 딸을 위한 교육비도 필요합니다. 나가는 것은 고정이지만 들어오는 것은 때가 없습니다. 여기에 여의도빙하기까지 닥쳤으니 머리가 한 없이 복잡합니다. 잔 머리를 굴려도 솟아날 구멍이 없습니다.

오랜 만에 주변을 바라보았습니다. 기업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특별나지 않습니다. 시장 지배력이 있는 곳은 승승장구하고 있고 유지보수를 하고 있는 회사도 부족하지만 잘 버팁니다. SI를 하는 곳은 가뭄에 콩 나듯 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하려고 열심입니다. 어떤 회사는 해외에서 살 길을 찾습니다. 아베노믹스 이후 일본 리테일증권이 일본 증권산업의 화두인 듯 합니다. IT투자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회가 많다고 하지만 언어가 장벽입니다. 그래도 기회를 만드는 곳이 있더군요. 홍콩으로 진출할 곳도 있습니다. 워낙 많은 기관투자자가 있기때문에 티끌모아 태산을 만들 수 있어 보입니다.어느 일이나 시간이 필요합니다. 여유 있을 때 투자를 했거나 현금을 보유한 회사들입니다.

언제 빙하가 끝날지 모르지만 빙하가 끝난 이후 여의도IT 생태계는 완전히 바뀔 듯 합니다. 구조조정이 일상화하고 비용이 항상 중요한 화두가 됩니다. IT투자도 비용으로 결정할 듯 합니다. 오픈 소스가 시장의 주류를 이루겠지만 시간이 필요하겠죠. 몇몇 사업자들의 시장지배력은 커지고 틈새를 공략하려면 서비스 모델만이 해답으로 보입니다. 경쟁력 있는 서비스. ZeroAOS를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키워야 합니다.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Quantopian 서비스를 보면서 많은 고민을 합니다. Paper Trading과 Live Trading의 결합. ZeroAOS가 부족하고 키워야 하는 부분을 봅니다. 그것이 절대 과제입니다.

2.
쥐구멍에도 볕 뜰 날이 온다고 하나요?

미들웨어 재개발로 다시 출발한 ZeroAOS 2.0이 본격적인 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믿고 기다려준 고객들이 있었고 혼신의 힘을 다한 개발 파트너의 땀이 만들어낸 결과입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사장해놓았던 FIX를 다시 사용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비록 오래전이지만 Low Latency FIX 엔진을 만들어 납품할 수 있는 길이 열립니다. ZeroAOS와 붙일 수 있습니다.

지난 글에서 이력서를 정리한다고 했습니다. 오래 전 친한 분이 제안했던 일이 있었습니다. 송년회 때 ‘하겠다’고 했던 일이지만 잊어버렸습니다. 그런데 다시 일을 본격 추진하면서 제안PM과 이행PM의 역할을 맡아서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요약본을 만들었습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수 많은 제안 설명회를 했지만 한번도 예행 연습을 하지 않았습니다. 제가 제안서를 썼기때문에 별도의 연습이 필요없이 제안발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은 다릅니다. 생소한 업무가 있고 용어도 익숙하지 않습니다. 발표 대본도 만들었고 30분 연습을 네 번 했습니다. 제안 발표 날 큰 탈 없이 제안 설명을 했고 얼마후 좋은 결과를 받았습니다. 약 2년동안 PM으로 일을 합니다.

시간을 프로젝트의 성공에 쏫아부어야 하는 PM을 하겠다고 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일차적인 이유는 가족이지만 아직 본 궤도에 오르지 못한 ZeroAOS 사업을 성장시키기 위함입니다. 성장 시키려면 시간과 돈이 필요합니다. 둘은 맞물려 있습니다. 돈이 있어야 개발 파트너들이 좀더 제품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돈이 있어야 시간을 늘릴 수 있습니다. 제가 공동사업에서 맡은 부분은 하루종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담스럽지만 모두를 위한 선택입니다. PM의 수익을 일부라도 개발파트너를 위한 매출로 돌릴 수 있습니다. 여기에 ZeroAOS 고객으로부터 받는 사용료중 제 몫을 다른 파트너 몫으로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면 돈이 시간이 되고 기회가 됩니다.

스타트업을 시작한 후 수 많은 분들으로부터 질문을 받았고 만남도 했습니다. 대부분 고민을 털어놓고 의견을 구합니다. 의견을 말하지만 멋진 말로 하면 컨설팅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다 더하면 10%는 되지않을까 합니다. 제가 이로부터 받은 수익은 전혀 없습니다. 왜 이런 관계가 만들어졌을까요? 아마도 ‘블로그’ 때문인 듯 합니다. 가치가 있을지 없을지 제가 판단할 영역은 아니지만 누군가는 정보를 얻으려고 방문을 합니다. 하루 페이지뷰가 1,000을 넘은 지 오래입니다. 글로 얻을 수 있는 정보이니까 만나서도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我生과 共生. 저는 共生이 가능하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현실은 我生이어야 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나만 살아야 합니다. 만남이 협력을 키우는 것이 아니라 경쟁을 키웁니다. 굳이 만나서 의견을 교환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몇 년 PM을 잘 하려면 글쓰기나 만남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어쩔 수 없습니다. 我生하여야 하기때문입니다.

여의도에서의 共生할 분들은 저와 비즈니스를 같이 하는 파트너들입니다. 뜻을 세웠고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인생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드릴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제가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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