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꾼에게 상도(商道)가 있으면 손님에겐 객도(客道)가

1.
발단은 조선일보 주말판에 실린 일식 요리사 김원일씨의 인터뷰입니다.

“장사꾼에게 상도(商道)가 있으면 손님에겐 객도(客道)가 있어야 한다”

이 문장이 많은 생각을 들도록 하였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손님은 왕이다.(The Customer is always right)’라는 말을 비틀고 싶었습니다.
모든 거래는 재화나 용역으로 표현되지만 누군가의 노동이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재화나 용역에 대한 댓가를 지불합니다. ?순수하게 사고 파는 사람만을 놓고 보면 서로가 만족을 합니다. 그렇지만 사회가 복잡해지고 경쟁이 이루어지면서 거래는 복잡한 모습을 띱니다. ?한마디로 “좋은 품질을, 낮은 가격으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요즘은 (품)질과 가격외엔 이용자체험(User eXperience)을 더합니다.

경제활동의 주요한 주체인 기업을 놓고 보면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높은 품질은 투입되는 비용을 높힙니다. 원가 부담이 발생하고 낮은 가격을 맞출 수 없습니다. 어디에서 원가를 줄일 수 있는 찾아야 합니다. 바로 여기에 제가 몸담고 있는 서비스가 놓여져 있습니다. 증권IT라고 이야기하는 서비스는 B2B서비스입니다. 자본시장법상의 금융투자회사가 고객입니다. 지난 10년을 놓고 보면 다음과 같은 현상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IT예산의 효율성을 따지면서 점점 수주가격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하락추세를 보였던 2004년을 전후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가격이 낮아지고 있습니다. 어떤 이는 “총액은 그대로 거나 높아졌다”라고 말 할지 모릅니다. 그렇지만 발주가격을 공급한 서비스(재화나 용역), 보통 쓰는 말로 하면 솔류션과 투입인력의 비용와 비교하면 수익성은 낮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격뿐 아니라 불명확한 개발범위등으로 여러가지 추가비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고객은 서비스의 질을 따지기 보다는 가격만이 중요한 요소입니다. 극단적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써낸 업체를 주사업자로 선정하고 가장 좋은 솔류션을 공급하라고 합니다. 협상이 끝나면 이제 ‘갑’과 ‘을’이라는 관계가 고객과의 관계를 지배합니다. ‘갑’의 뜻대로 ‘월화수목금금금’, ‘8 to 10’으로 일해야 합니다. 만약 이익이 발생하면 개발자몫입니다. 혹 설계를 변경하여도, 업무범위를 추가하여도 ‘찍소리’ 못합니다. 저도 몇 번 찍소리를 했습니다. 되돌아 온 것은 거래단절입니다.

직원들은 개발자로서 회의를 느끼고 퇴사를 하거나 업종을 바꿉니다. IT기업은 기업대로 성장은 커녕 퇴보를 거듭합니다.

2.
이런 상황에서 “고객은 왕이다’라고 주장이 맞을까 의문이 듭니다. 좀 오래된 글이지만 저와 비슷한 생각을 하지만 휠씬 더 높은 식견을 보여주는 글을 보았습니다.

?Top 5 reasons why “The Customer Is Always Right” is wrong

글 쓴 이는 Alexander Kjerulf라고 하는데 직함이 재미있습니다. CHO=최고행복책임자입니다.(The Chief Happiness Officer) Alexander는 이 글에서 “고객은 왕이다”를 다음과 같은 의미라고 합니다.

1)Convince customers that they will get good service at this company
2)Convince employees to give customers good service

우리는 1)을 주로 생각하지만 2)라는 측면이 중요하다고 주장합니다. 글중에 덴마크에 있는 어떤 IT기업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One of our service technicians arrived at a customer’s site for a maintenance task, and to his great shock was treated very rudely by the customer.
When he’d finished the task and returned to the office, he told management about his experience. They promptly cancelled the customer’s contract. 

돈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의 직원들이 존경을 받고 정당한 대접을 받으면서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ServiceGruppen fired a bad customer. Note that it was not even a matter of a financial calculation ? not a question of whether either company would make or lose money on that customer in the long run. It was a simple matter of respect and dignity and of treating their employees right. 

Alexander의 시각은 명확합니다. 고객을 왕으로 대접하려면 직원이 왕으로 대접받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각각이 어떤 결과를 보여주는지 도식화했습니다.

먼저, 고객만을 생각한 경영.

when you put the employees first, they put the customers first. Put?employees first, and they will be happy at work. Employees who are happy?at work give better customer service because

They care more about other people, including customers
They have more energy
They are happy, meaning they are more fun to talk to and interact with
They are more motivated 

다음으로 직원을 중심으로 한 경영.

On the other hand, when the company and management consistently side with customers instead of with employees, it sends a clear message that

Employees are not valued
That treating employees fairly is not important
That employees have no right to respect from customers
That employees have to put up with everything from customers
When this attitude prevails, employees stop caring about service. At that point, real good service is almost impossible ? the best customers can hope for is fake good service. You know the kind I mean: corteous on the surface only. 

3.
다시 김일환씨의 인터뷰입니다.

강남 가서 배워오라는 손님이 아직도 있다. 장사꾼에게 상도(商道)가 있으면 손님에겐 객도(客道)가 있어야 한다. 손님이 요리를 두고 불만이나 충고를 할 수는 있지만 그런 식이라면 받아들이기 힘들다. 왜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는 풋고추랑 된장 달라는 말을 안 하나. 일식집에서만 그런 걸 찾는다. 물론 한국식 일식도 인정한다. 하지만 순수 일식을 추구하는 식당에 와서 그런 것 찾는 것은 요리를 죽이는 거다. 그러려면 오지 말라는 게 내 생각이다.
[Why][박은주의 快說] 10억 들여 요리책 내는 ‘초밥의 달인’중에서

김일환씨처럼 고객에게 객도를 요구할 수 없지만 경영자는 직원들과 고객에게 명확한 메시지는 줄 수 있습니다.

지금 나는 고객과 팀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고 있는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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