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시장과 크라우드펀딩

1.
몇 달전 어떤 분이 찾아오셨습니다. 투자전략을 구현하기 위해 찾아온 줄 알았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투자전략은 아니고 예측시장의 모형이었습니다. 이 때부터 제가 하는 일중의 하나가 예측시장과 관련한 모형 분석(^^)입니다. 분석이라고 해야 논문을 읽고 장단점을 파악하여 하고자 일에 적합한 모형을 찾는 일입니다. 처음 예측시장을 들었을 때 생소하였습니다. 관련한 국내자료를 찾아보면 삼성경제연구소와 LG경제연구소가 내놓은 자료가 있을 정도입니다. LG경제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는 예측시장(Prediction market)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예측시장이란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사람들이 베팅하는 가상거래소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Wolfers와 Zitzewitz(2004)에 따르면 예측시장은 미래 발생 가능한 사건에 따라 손익(Payoff)이 결정되는 계약(contracts)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예를 들어 한국과 미국의 축구 시합에서 한국이 이기면 만원을 주기로 한 계약(contracts)이 존재한다면, 예측시장은 사람들이 이 계약을 사거나 팔 수 있는 시장을 의미한다. 만약 시장에서 계약이 거래되는 가격이 6천원이라면 한국이 우승할 확률이 0.7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이 계약을 구매하려고 하는 반면, 계약을 보유하고 있던 사람 중 한국이 우승할 확률이 0.5라고 생각한 사람은 이 계약을 팔려고 할 것이다. 각자가 생각하는 기대값이 시장 가격에 비해서 높거나 낮기 때문이다. 그 결과 예측시장에서 시시각각 달라지는 가격은 우승할 확률에 대한 집단의 기대치를 투영한다.
미래를 읽는 새로운 도구, 예측시장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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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중 ‘계약’을 장내상품(주식,선물,옵션)으로 바꾸면 에측시장은 곧 금융시장과 같습니다. 다만 다른 점은 금융시장은 합법적이고 예측시장은 법외입니다. 영화의 관객수를 놓고 거래를 하면 가능할 수 있지만 법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만 예측시장이 예측하는 대상을 KOSPI200지수로 하면 불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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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시장을 언급한 이유는 핀테크때문입니다. 솔직히 금융위원회가 추진하고 있는 규제완화를 보면서 사업성이 있는 서비스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인터넷은행은 그들만의 잔치, P2P결제는 서비스가 난립할 듯하고 그나마 관심을 가져볼 수 있는 부문이 온라인대출입니다. 온라인대출이 오프라인대출과 차이점을 가지려면 개인에 대한 신용평가를 오프라인과 달리 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빅데이타 신용평가 혹은 소셜 신용평가가와 관련한 기술이 핀테크영역일 수 있습니다.

[신용평가의 진화]① 빅데이터의 묘기 “대출받는 걸 와이프가 알고 있나요?”
[신용평가의 진화]② 고객과 ‘윈윈’ 해외 vs 개인정보법에 발묶인 국내
[신용평가의 진화]③ 빅데이터, 서민금융에 도전하다

그렇지만 골드만삭스도 ‘핀테크 바람’ 합류…온라인 가계대출사업 진출처럼 대출의 핵심은 ‘돈’입니다. 오래전 마이크로파이낸스가 열풍일 때처럼 막대한 자금을 보유한 기존 은행들이 온라인대출(Online Lending)을 놓칠리 없습니다. 역시나 그들만의 리그입니다. 물론 금융회사가 신용평가기술을 가진 회사와 협업을 하면 모르지만…

2.
핀테크하면 떠오르는 영역이 또 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입니다. 예탁원 간행물인 ‘예탁결제’에 실린 ‘크라우드펀딩 제도의 도입과 발전방향’을 보면 크라우드펀딩의 역사와 쟁점을 잘 정리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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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은 킥스타터입니다. 킥스타터의 성공요인을 분석한 기사입니다.

킥스타터의 얀시 스트리클러 CEO는 “킥스타터는 사람들이 열망하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큰 공동체”라고 킥스타터의 정체성을 정의했다. 스트리클러는 “신명나는 아이디어로 제작된 제품들은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다”라며 “모금 과정이 하나의 이야기거리와 문화가 되면서 투자자들이 소속감을 키우고 고객들도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IT전문매체 씨넷에 따르면 지난해 킥스타터에서 투자자들이 투자한 금액은 10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 금액은 570만 명이 넘는 투자자들이 모여 만든 결과물이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투자금액의 절반 이상이 불과 1년 사이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이다. 이는 킥스타터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다. 킥스타터는 2009년 문을 열 당시만 해도 한 달 투자금액이 3900달러에 그쳤다.

킥스타터는 세계에서 투자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미국 투자자들이 10억 달러의 절반이 넘는 6억6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미국 다음으로 영국 투자자들이 5440만 달러를 투자했다. 한국에서 킥스타터에 참여한 투자자들도 7천여 명에 이르렀다. 킥스타터는 설립되고 4년이 지난 2013년에서야 대중들의 관심을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했다. 미국 현지언론들은 이 플랫폼을 두고 “패러다임의 변화”이며 “미래에 투자하는 선구적 모금 시스템”이라고 극찬했다.킥스타터가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투자자가 돈을 댄 프로젝트에서 제작한 시제품을 가장 먼저 받아볼 수 있도록 했기 때문이다. 킥스타터 투자자들은 인터넷에서 시제품 사용후기를 올려 직접 입소문을 내고 홍보하면서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더욱 높였다. 킥스타터 투자자들은 프로젝트가 목표금액을 넘지 못하면 그 프로젝트에 투자하지 않아도 된다. 목표금액을 넘어 투자가 성사될 경우에 돈이 아닌 해당 시제품, 티셔츠, 작가와의 식사, 감사인사 등 다른 유무형 형태의 보상을 받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의 대형 벤처캐피탈은 스타트업이 객관적으로 시장성이 있는 지 만을 평가잣대로 삼았다”며 “그러나 킥스타터가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한 사업에 참여해 마케팅이나 홍보를 하게 한 점이 가장 혁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킥스타터, 570만 투자자가 만든 크라우드펀딩의 기적중에서

설립후 4년을 기다렸고 투자자를 단순 투자자가 아니라 적극적인 동업자로 만들어낸 플랫폼모델이 성공요인이라고 합니다. 국내도 지분형은 막혀있지만 후원형, 대출형, 보상형 크라우드펀딩플랫폼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국내의 텀블벅의 경우를 보면 결제시스템의 간소화라는 요인을 말합니다.

텀블벅이 마구잡이로 서비스를 시작한 건 아니다. 지난 2011년 당시 많은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들이 사라진 가운데 텀블벅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텀블벅이 가장 공 들인 부분은 결제 시스템 간소화다. 아이디어만 믿고 돈을 투자하는 크라우드 펀딩 모델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결제가 쉬워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텀블벅은 본인인증, 환불 등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결제 단계를 줄였다. 이와 함께 소규모 프로젝트를 꾸준히 성공시키는 데 집중, 텀블벅에서 펀딩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들었다. 펀딩을 성공시키기 위해 기간을 늘리거나 진행 중 목표 금액을 바꾸는 대신 펀딩 시작 단계부터 규모에 맞게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게 텀블벅의 방식이다.텀블벅 자체도 욕심 부리지 않는다. 무리하게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거나 프로젝트의 영역을 확장하기보다는 플랫폼 자동화 등 기술적 개선과 창작자의 목소리에 집중한다.​

지난 2011년 전체 후원금 1억2천만 원으로 시작해 매년 4배씩 성장해온 텀블벅의 비결이라고도 할 수 있다. 최근 네이버, DCM, 스트롱벤처스가 공동으로 17억 규모를 투자한 이유도 여기 있을 것이다.
“크라우드펀딩 텀블벅의 성공 비결은…중에서

그렇지만 이런 기술적인 요인 보다 문화와 관련한 전문 플랫폼이 큰요인이 아닐까 합니다. 크라우드펀딩 텀블벅의 성공 비결은…중 일부분입니다.

“텀블벅의 정체성이자 중심은 크리에이터.무엇이 됐든 창작하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과 동경이 텀블벅의 존재 이유”

보상형 플랫폼중 유명하다고 하는 와디즈의 사례를 보면 플랫폼 자체보다는 마켓팅전략을 지원하는 서비스가 더 중점으로 보입니다.

신 대표는 프로젝트 개설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문화콘텐츠, 스타트업, 기부 등 관련분야 담당 매니저를 따로 뒀다. 와디즈의 담당 매니저들은 프로젝트 개설자들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대로 기획해 목표금액을 성공시킬 수 있도록 마케팅 전략을 직접 짜준다. SNS채널로 소통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매주 2회씩 진행하고 프로젝트 구조설계와 내용 피드백을 실시한다. 프로젝트 개설자가 일정한 수준의 투자자를 모으는 데 성공하면 와디즈는 와디즈 페이스북(친구 2만 명)과 자체 DM메일을 통해 이 프로젝트를 홍보한다.

신 대표는 또 투명성이 불투명하다는 온라인 플랫폼의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했다. 와디즈는 프로젝트 개설자의 신분이 노출될 수 있도록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SNS채널에 자세한 신상을 공개한다.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실제로 보상품을 받았는 지를 확인하기 위해 송장번호를 요청하거나 랜덤으로 해피콜을 진행하고 있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 어떻게 사업자 모았나중에서

어느 경우든지 프로젝트를 발굴하고 모급을 진행하는 프로젝트매니저의 역할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이고 이 점이 킥스타터와의 차이가 아닐까 합니다. 사실 약간만 조사를 하면 일반적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도입할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CMS인 WordPress를 기반으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도 여럿 있습니다. 투자자와 기업가를 연결하여 지급결제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플랫폼으로 경쟁력이 없다는 뜻입니다. 무엇이 더해져야 할까요? 여기서 예측시장을 떠올렸습니다.

예측시장을 설명할 때 등장하는 표현이 집단지성(Crowd Intelligence)입니다. 예측시장모형을 이용하여 프로젝트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조사합니다. 조사한 결과는 주식시장처럼 가격으로 나타납니다. 조사에 참가한 사람은 매도 혹은 매수로 의사를 표현하고 손익을 보입니다.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 조사결과에 따라 이익을 본 참여자에게 일정정도의 지분을 제공하는 것을 크라우드펀딩플랫폼과 통합힙니다.

예측시장 + 크라우드펀딩 + 온라인대출

이상을 결합하여 개인 및 소기업을 위한 크라우드 엔젤(Crowd Angel)를 만들면 가능할까요? 이를 투자전략에 연결하면 어떨까요? 사실 크라우드펀딩과 비슷한 방식의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소셜트레이딩입니다. 소셜트레이딩을 과거를 가지고 미래를 거래합니다. 이점에 예측시장과 약간 다릅니다.

소셜트레이딩 열풍 이후

아래은 금융위원회가 내놓은 크라우드펀딩 방안입니다. 자본시장법에 반영된 크라우드펀딩은 지분형이고 최소자본금이 5억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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