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vs 김택진 vs 문국현

1.
두 번 안철수씨를 다루었습니다. 한번은 좋은 경영자, 또 한번은 나쁜 경영자로 이야기했습니다.

박대연 vs 안철수
안철수 vs 안철수

경영자 안철수가 아닌 대학교수 안철수. 3년간의 유학후 귀국하고 새로운 목표를 선언했습니다.

벤처기업이 실패하는 이유 가운데 업계 스스로 개선할 수 있는 것은 부족한 실력을 채우는 것이다. 앞으로 중소벤처기업인들에게 조언하고 잠재력이 풍부한 학생을 가르쳐 척박한 중소벤처업계를 조금씩 바꿔 나가는 것이 나의 평생 직업이 될 것이다.

이후 카이스트 교수였던 안철수씨는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박경철씨와 함께 ‘희망공감 청춘콘서트’로 전국각지를 다니고 있습니다. 경영자 안철수와 어우러진 대학교수 안철수로 더 많은 인지도를 확보하였습니다. 저도 놀랐지만 안철수씨의 오늘을 있게 한 ‘청춘콘서트’가 3년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마도 많은 젊은이들을 만났고 어떤 사명감을 느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제가 보기에 재미있는 인터뷰가 두번 있었습니다. 한번 CBS 시사자키에 출연할 때의 대담입니다.

[시사자키 특집 대담] 정관용이 묻고 안철수가 답하다

이 때 대담중 재미있는 대목이 있습니다. “안철수연구소를 더 키우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는 질문입니다.

정관용> 그러니까 그때 오히려 안철수 연구소라는 회사에 더 전심전력해가지고 안철수 연구소, 그렇잖아도 잘 해왔던 회사이고 지금도 잘 되고 있습니다만, 이 회사를 지금보다 열 배 더 큰 회사로, 그럴 수 있었던 것 아닌가요 그런 욕심은 없으세요
안철수> 뭐 욕심이야 있지요. 그런데 그게 사실은 안 되는 것이, 안 연구소가 국내에서는 소프트웨어 회사로서는 가장 최첨단에 있습니다. 가장 규모도 크고요, 역사도 오래됐고 한데, 반면에 그러다보니까 우리나라 산업의 구조적, 구조적인 문제점을 정말 온몸으로 최첨단에서 선두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회사이기도 합니다. 즉 제가 아무리 노력을 해도 회사를 열배 이상 키울 수가 없습니다. 한국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정관용> 클 만큼 커 있는 거인가요
안철수> 클 만큼 못 크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오히려. 한국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

정관용> 안철수 연구소를 글로벌화할 수도 있잖아요
안철수> 예,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선은 한국 내에서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점이라고 하는 게 그 대기업, 중소기업 간의 그 문제점 그대로 있고요. 그 다음에 또 소프트웨어 산업 자체가 여러 가지로 열악한 문제점, 그대로 가지고 있고요. 또 이제 한국에서 가장 힘든 분야 중의 하나가 위험관리하는 영역인데요, 리스크 매니지먼트. 보통 앞서 도전만 하다보면, 그런 쪽은 등한히 하는데, 보안 소프트웨어가 또 그런 쪽입니다. 그래서 가장 열악한 환경에 지금 사실은 처해 있어서 사회구조적인 문제점을 가장 많이 느끼고 영향을 받는 그런 분야이고요. 그리고 외국 같은 경우는 지금 열심히 하고 있어서 외국에서 소프트웨어로 매출 100억 넘은 최초의 회사가 또 안 연구소이기도 한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이나 현대가 몇십 년간 외국 진출을 한 끝에 지금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잡은 것처럼 안 연구소도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고요.

“산업구조와 정책때문에 더이상 안철수연구소를 성장시킬 수 없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 때 저는 이 표현을 보고 “경영자로써 할 이야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경영자가 기업 내부에서 원인을 찾고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데 외부에 원인을 찾는다는 발상을 이해하기 힘들었습니다. 더구나 안철수연구소는 정부의 보안정책으로 성장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같은 시기 벤처로 출발하여 안철수연구소보다 더큰 기업을 일군 김택진씨가 있습니다. 엔시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은 6497억원,영업이익은 2429억원입니다. 안철수연구소와 매출이나 이익규모에서 차이가 큽니다. 중앙일보와 대화모임에서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합니다.

– 애플이나 스티브 잡스가 나올 수 없는 우리 경제 시스템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 엄청 밉다. 입만 살았다. 왜 우리가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를 꿈꾸나. 우리 나름의 스토리텔링을 하는 게더 멋진 거 아닌가. 대부분 잡스, 애플 얘기하며 삼성을 까는데, 거기엔 여러 감정이 뭉쳐져 있는 거다. 인정할 것은 인정하자. 삼성, 얼마나 훌륭하냐. 다들 애플 앞에서 쓰러져갈 때 그나마 고개 들고 버티고 있는 게 삼성밖에 더 있나. 그런 나라가 어디있나. (세계 1위 휴대전화 업체였던) 노키아가 어떻게 사라져가고 있는지 모르나. 삼성이나 LG, 얼마나 멋진 기업인가. 이삭막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아 있는 우리나라 기업을 왜 욕하나 이게 솔직한 심정이다.”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해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다 죽었다고 하는 사람이 많은데.
“누구를 한번 욕해서 끝나면 얼마나 좋겠나. 대기업 욕을 하면 의식 있는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현실은 그렇게 간단치 않다. 소프트웨어 산업은 아직 배양이 덜 된 분야다. 소프트웨어를 정말 중요하게 여기고 인재들이 그곳으로 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적이 없다. 다들 법대·의대 가고 공대는 안 온다. 공대 중에서도 전자공학과는 삼성·LG가 있어서 학생들이 많이 가지만 컴퓨터 프로그래밍은 골치 아프다고 오지 않는다. 소프트웨어 산업 부진에는 구조적인 이유가 많다.”
[J 스페셜 – 월요인터뷰] 2조원 주식 부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에서

이 부분을 보수매체가 안철수씨를 비판할 때 인용하였더니 다음과 같은 의미라고 정정하였다고 합니다.

소프트웨어 산업 문제는 우리나라 사회 전반의 문제다. 쉽게 예를 들어 땅바닥에 그려있는 도로표시를 보자. 어느 동네 가면 이 차선은 우회전 차선이란 의미이고 다른 동네 가면 ‘우회전하시려면 오른 차선으로 이동하세요’란 의미다. 여러분들은 한번이나 그런 의문을 해보셨는가. 횡단보도에 신호등(하드웨어)은 개선해도 도로표시의 일관성에 관심을 못갖는 게 우리 사회다.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대기업만을 욕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는 사회 전체의 각성을 부탁하는 이야기(20년을 소프트웨어 산업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호소하고 싶은 이야기)

김택진씨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어떤 기업의 성장을 말할 때 산업구조나 정책은 모두가 똑같이 안고 있는 외부조건일 뿐입니다. 그런 조건안에서 자신의 능력과 조직의 역량을 효율적으로 응집하여 성장하도록 하는 일이 바로 기업가이고 기업가정신이기때문입니다. 물론 어떤 이는 지속적 성장을 할 수 있고 어떤 이는 정체 혹은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정체와 실패가 사회구조때문이라 할 수 없습니다.

안철수 vs 안철수라는 글에서 안철수씨가 기업가정신을 말하고자 하면 스타벅스의 슐츠회장처럼 다시 회사 경영 일선에 나서서 안철수연구소를 세계적인?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라 했습니다. 저의 생각이 그렇다는 것이고 안철수씨는 현재 정치 바로 앞에 와 있습니다. 앞으로 안철수씨가 기업가 정신을 말하면 아마도 저는 이렇게 생각할 듯 합니다. MB식의 “나도 해봤지만”이네.

2.
대학교수 안철수가 변화를 말한 주간조선과의 인터뷰도 무척 재미있습니다.

사회적 모순이란 어떤 것을 말하나.
“예를 들면 일자리인데, 사람들이 절망한다. 대기업 일자리가 지금까지 200만개를 넘은 적이 없다. 작년엔 더 줄었다. 내용을 보면 더 처참하다. 작년에 늘어난 대기업의 일자리 대부분이 신입 직원이 아닌 경력직이다. 중소기업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 길러놓은 직원들을 대기업이 연봉 천만원 더 주고 데리고 온 거다. 나라 전체로 보면 고용 창출을 한 것이 아니라 제로섬 게임을 했다. 공무원은 조금 늘어 100만명을 넘었다고 한다. 두 개를 합하면 300만명이다. 예를 들어 5000만명 중에서 2500만명의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하면, 대기업과 공무원을 제외하고 2200만개가 필요하다. 이건 다 중소기업이 해야 한다.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대기업들이 불공정거래 관행으로 이익을 못 내게 하니까 고용을 더 확대할 여력이 없다. 기존의 직원들도 월급을 못 준다. 마지막 남은 탈출구가 창업인데, 새싹들을 짓밟는 우리나라 대기업 때문에 이것도 안된다. 대기업이 빨아들이는 것이 무섭다. 청년들 입장에서 보면 결국은 대기업이 만드는 일자리 200만개 중에 새로 나오는 것 일부와, 고시 공부를 통한 공무원 자리, 그것밖에 없다.”

– 젊은이들에게 강연할 때 사회구조가 잘못되어 있으니 방법을 찾아 고쳐 보자고 한다고 들었다. 뭘 얘기하나.
“사회구조를 바꾸는 가장 최선책은 기존의 결정권자들이 바꾸는 것이다. 그게 제일 좋다. 사회적 무리도 없고, 비용도 제일 적게 든다. 그게 안 되면 차선책이다. 차선책은 대중이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서 문제 해결을 시작하자는 것이다. 결국 그방법으로 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 대중적인 문제 해결책은 무엇이 있나.
“대중이 움직여서 하는 방법 중에 제일 비용이 적게 드는 건 선거다. 내년에 선거 참여율이 굉장히 높아질 것이다. 20·30대 투표 참여율이 50%까지 가지 않을까 싶다. 지금 20·30대가 전체 인구 중 비중이 가장 크다. 그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면 달라진다.”

– 왜 젊은이들이 내년 선거에서 투표를 많이 할 거라고 생각하나.
“자기들을 무관심하게 내버려둬서 고통을 당한다는 생각이 은연중에 많이 퍼져 있는 것 같다. 물론 제가 접한 것은 전 국민의 조그만 샘플에 지나지 않지만 최소한 제가 접한 사람들은 다 그렇다. 전국 강의를 하면서 들어보면 그전에 별 생각이 없었던 사람들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듯하다.”

–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는 얘긴가.
“일자리도 고쳐야 할 부분 중 하나이다. 사실은 어떻게 하면 이 양극화를, 해소는 꿈 같은 이야기고, 최소한 심화되는 것만이라도 멈추게 할 수 있는지, 공정한 사회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공정은 대통령이 꺼내신 화두이기도 하니까, 그리고 상생도 대통령이 꺼낸 화두다.사실은 상생이 가장 중요한 화두다. 근데 화두만 꺼내고 후속조치가 없으면 분노가 더 커진다. 차라리 안 꺼내는 게 낫다.”

– 우리 사회에 상생이 안 되는 것에 대한 분노의 에너지가 많이 쌓여 있나.
“물론이다. 20·30대가 가장 심하다.”
[주간조선] “분노한 20 · 30대 내년 선거에 대거 몰릴 것”중에서

사회적 모순을 이야기하고 ‘결정권자의 교체’와 ‘대중의 선거참여’를 이야기합니다. 아마도 청춘콘서트를 하면서 점차로 정치라는 영역을 고민하기 시작하지 않았나 합니다. 사회적인 발언도 강도를 높힙니다.

많은 이에게 회자하고 있는 삼성동물원이라는 표현을 만들었습니다.

신생업체는 삼성이나 LG, SK 등 대기업에 납품하기 위해 불공정 독점 계약을 울며 겨자 먹기로 맺게 되는데 그 순간 삼성 동물원, LG 동물원, SK 동물원에 갇히게 된다”면서 “결국 R&D 투자 등을 하지 못한 채 동물원에서 죽어야만 빠져나갈 수 있다

안철수씨가 정치에 발을 들여놓으려는 모습을 보면 문국현씨가 정치를 하기 시작한 흐름과 비슷해 보입니다. 2007년 대통령선거는 경제가 주된 이슈였습니다. “어떻게 경제를 살릴까, 어떻게 하면 내가 밥벌어 먹고 살 수 있을까”를 선택하는 자리였습니다. 문국현씨는 유한킴벌리 사장으로 일자리창출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근무방식을 4조2교대로 바꾸며 해고 없이 IMF의 파고를 넘겼고 노사 상생·평생학습 모델을 창안한 유능한 경영자였기 때문에 MB와 다른 해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사람에 대한 투자, 중소기업 육성, 비정규직 해결, 재벌의 은행 지배 금지 등을 제시하였고 ‘진짜 경제’와 ‘가짜 경제’의 대결이라고 하며 MB와 프레임전쟁을 하였습니다.

앞서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씨가 말한 ‘사회모순=청년실업’과 비슷합니다. 다만 문국현씨가 급조된 반면 안철수씨는 3년동안 전국 각지를 돌아 다녔고 MBC를 포함한 방송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대중에게 지속적으로 노출시켜왔습니다. 이 점이 많이 다릅니다.

저는 안철수씨가 하는 말과 내용이상으로 과대평가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딱 동네 훈장선생님과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한번도 갈등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이야기하면서 구체적인 사람이 보이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대 법인화를 놓고 치열한 갈등이 있을 때 회피하였습니다.

아직 법인화의 장단점을 알지 못해 얘기하기 어렵다. 다만 법인화된 KAIST를 전적으로 실패 사례라고 볼 수는 없는 만큼 선례를 참고해 반영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서 학장으로 “대학 행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이해관계자 간의 소통”라고 합니다. “대학당국은 학내당사자와 대화롤 대학법인화문제를 해결하라”식으로 말함이 일관성이 있는데 그렇지 않았습니다. 또 사회적으로 논란이었던 정운찬씨의 이익공유제도 회피합니다.

이익공유제는 결과에 집중하는 것인데 이보다는 결과를 만드는 과정에서 대기업의 불법적인 부분을 논해야 한다. 대기업의 불공정거래 관행이 국가경제에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 결과도 논할 가치가 있지만 순서상으로는 현행 제도나 관행의 불법적 부분부터 일벌백계를 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도 (대기업의) 불법적인 부분이 벌어지고 있다.소프트웨어 산업이 척박한 것은 대기업 SI업체들 때문이며 이들의 불공정거래 관행이 계속되고 있고 정부나 공공기관이 이를 바로잡는 게 아니라 악용하면서 산업에 인력이 없고 국가경제에 악순환을 불러오고 있다.

정운찬씨가 불법적 관행을 몰라서 이익공유제를 이야기한 것도 아닌데 그냥 불법관행을 없애자고 합니다. 20년이상을 그런 말을 여러사람이 했지만 없어지지 않고 있는 불법관행을 다시 한번 없애야 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없앨 수 있는지” 구체적인 계획을 듣고 싶은데….

3.
안철수씨를 비판하는 글을 몇 번 쓰고 술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정치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세명이 이야기를 했는데 저는 “조만간 정치를 한다”, 다른 이는 “2년안에 정치를 한다”, 또 다른 이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진정성을 믿는다.”였습니다. 결국 저의 예언( )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정치인 안철수를 놓고 보면 걱정스러운 점이 있습니다.프레시안과 인터뷰때 이런 발언을 하였습니다.

– 강남좌파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이념 논쟁은 굉장히 싫어하는 편이다. 외국사람한테 물어봤는데 이념 논쟁을 지금까지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했다.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같을 순 없으니까, 세계 유일의 분단 국가니까 그렇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현실이 더 절박한데, 제가 이과라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념 논쟁을 할 때가 아니고 미래에 대해서 얘기를 해야 하는데 이념 논쟁에만 휩싸여 있다. 편을 나누는 분위기에 약간 분노를 느낀다. 이념 논쟁이 누구에게 도움이 될지 생각해본다.”
“‘회색분자’가 왜 나쁜 말이죠?”[인터뷰] 안철수 KAIST 석좌 교수에서

우리사회의 특정한 집단이 자주 사용하는 논리를 그대로 차용하고 있습니다. 이념을 어떤 의미로 쓰는지 모르지만 정치는 실사구시이면서 이상입니다. 이상과 이념없는 정책은 없습니다. 이념은 정치를 사회의 누구를 위해 할 것인지를 보여줍니다. 그럼 정치인 안철수는 세대정치를 하려고 하는가 봅니다. 청년 그리고 중소기업을 위한 정치? 하여튼 그려지지 않습니다.

다시 정관용씨와의 대담중 한대목에 눈길이 갑니다.

▶정관용> 마지막 질문인데요, 아까 10년 후 안철수 교수 뭐하고 살 지 모른다, 10년 후 안철수 교수가 총리나 대통령이나 이런 사람이 되어 있을 가능성은 완전히 배제되어 있습니까, 남아는 있습니까
▷안철수> 너무 큰 걸 갑자기 물어보셔가지고요, 그거는 거의 저는 가능성 없을 것 같고요. 저기, 가장 확실한 건 그런 것 같더라고요. 제가 이제 카이스트 처음에 임용이 되었을 때, 임용장을 받았어요. 거기 보니까 2008년부터 2027년,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제 정년보장을 받다보니까 그런 건데요. 2027년을 생각해보고 제가 과연 그때도 카이스트뿐만 아니라 대학교수로서 계속 정년을 맞이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들을 해보게 됐거든요 그런데 자신은 없더라고요. 왜 그러냐면, 예전에 의사 처음 시작했을 때도, 평생 할 것 같은 각오로 최선을 다해서 살았는데, 결국은 다른 기회가, 더 의미있는 일, 더 재미있는 일, 더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선택이 왔기 때문에 그 쪽 일을 택했던 것이고요, 또 전에 CEO에서 그만둘 때도, 상상도 못했지만 더 의미있고, 더 최선을 다해서 일할 수 있고, 더 잘할 수 있는 선택이 저한테 왔기 때문에 결국은 지금 대학교에서 교수를 하고 있는 거라서 나중에 뭘 하고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결국 한 가지는 확실할 것 같더라고요.

▶정관용> 변화할 것이다
▷안철수> 어떤 일을 하든 제가 그 일을 하는 그 순간에는 그 일이 그 순간 저한테 가장 의미있고, 재미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리 나이가 들어도요.

안철수씨가 경영자로써 대학교수로 쌓은 명성이 많습니다. 한국사회의 소중한 자산입니다. 다만 평가는 있는 그대로 평가를 하였으면 합니다. 저의 시각으로 보았을 때 능력만큼이나 한계가 많은 분이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다릅니다. 안철수씨는 세상을 진보와 보수가 아니라 상식과 비상식으로 바라보자고 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상식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싶습니다. 안철수씨의 상식이 제 상식과 같은지 다른지 알 수 없습니다. MB도 자기가 배우고 아는 상식으로 정치를 합니다. 그렇지만 다른 이가 상식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뿐.

(*) 한겨레 선임기자인 성한용씨는 안철수씨의 정치를 이렇게 평가합니다.

“이번 선거 ‘과거와 미래’ 대결”…안철수 정치가 시작됐다

(*) 박원순씨에 대한 조건없는 지지선언, 박원순후보에게 전한 로자 파커스에 이은 사회환원. 아마도 정치를 하든 하지 않든 우리사회에 중요한 흔적을 남기리라 생각합니다.

더불어 희망을 품고 살아가는 사회를 꿈꾸며
안연구소 동료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오늘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작은 결심 하나를 실천에 옮기려고 합니다. 그것은 나눔에 관한 것입니다.

저는 그동안 의사와 기업인, 그리고 교수의 길을 걸어오면서 우리 사회와 공동체로부터 과분한 은혜와 격려를 받아왔고,그 결과 늘 도전의 설렘과 성취의 기쁨을 안고 살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저는 한 가지 생각을 잊지 않고 간직해왔습니다.그것은 제가 이룬 것은 저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저는 기업을 경영하면서 나름대로 ‘영혼이 있는 기업’을 만들고자 애써왔습니다. 기업이 존재하는 것은 돈을 버는 것 이상의 숭고한 의미가 있으며, 여기에는 구성원 개개인의 자아실현은 물론 함께 살아가는 사회에 기여하는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보다 큰 차원의 가치도 포함된다고 믿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가치를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전쟁의 폐허와 분단의 아픔을 딛고 유례가 없는 성장과 발전을 이룩해 온 우리 사회는 최근 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건강한 중산층의 삶이 무너지고 있고 특히 꿈과 비전을 갖고 보다 밝은 미래를 꿈꿔야 할 젊은 세대들이 좌절하고 실의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지난 십여 년 동안 여러분들과 같은 건강하고 패기 넘치는 젊은이들과 현장에서 동료로서 함께 일했고, 학교에서 스승과 제자로도 만났습니다. 또 그 과정에서 이상과 비전을 들었고 고뇌와 눈물도 보았습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시련들을국가 사회가 일거에 모두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국가와 공적 영역의 고민 못지않게 우리 자신들도 각각의 자리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특히 사회에서 상대적으로 더 많은 혜택을 받은 입장에서, 앞장서서 공동체를 위해 공헌하는 이른바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할 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실의와 좌절에 빠진 젊은이들을 향한 진심어린 위로도 필요하고 대책을 논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동체의 상생을 위해 작은 실천을 하는 것이야말로 지금 이 시점에서 가장 절실하게 요구되는 덕목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언젠가는 같이 없어질 동시대 사람들과 좀 더 의미 있고 건강한 가치를 지켜가면서 살아가다가 ‘별 너머의 먼지’로 돌아가는 것이 인간의 삶이라 생각한다.”

10여 년 전 제가 책에 썼던 말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 그래서 우선 제가 가진 안연구소 지분의 반 정도를 사회를 위해서 쓸 생각입니다.구체적으로 어떤 절차를 밟는 것이 좋을지, 또 어떻게 쓰이는 것이 가장 의미 있는 것인지는 많은 분들의 의견을 겸허히 들어 결정하겠지만, 저소득층 자녀들의 교육을 위해 쓰여졌으면 하는 바람은 갖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수많은 문제의 핵심중 하나는 가치의 혼란과 자원의 편중된 배분이며, 그 근본에는 교육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선은 자신이 처한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해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마음껏 재능을 키워가지 못하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에 쓰여지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다른 목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것을 실천한다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다만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오늘의 제 작은 생각이 마중물이 되어, 다행히 지금 저와 뜻을 같이해 주기로 한 몇 명의 친구들처럼, 많은 분들의 동참이 있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뜻 있는 다른 분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2011년 11월 14일 안 철 수 드림

안철수씨가 말하는 상식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냥 느낌으로는 미국 민주당을 지지하는 보통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 아닐지. 상상을 해봅니다.

(*)유시민씨가 평화방송과의 방송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공감합니다.

“각종의 국가현안, 지금 한미FTA, 또는 국가 균형 발전, 남북관계라든가 또는 국가 안보 전략에 관한 거라든가, 이런 국내적으로 크게 의견이 갈라지는 그런 중대 사안에 대해서 그 분이 어떤 정책적 견해를 가지고 계신지를 판단해봐야 제 의견을 말씀드릴 텐데 아직은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거의 없다. 안철수 교수는 많은 국민들이 사랑하는 분이죠. 그리고 국민들 중에는 그 분이 대통령 출마하면 찍어주겠다고 하는 분이 많고요. 그냥 한나라당은 아니라는 말씀은 하셨지만 그 밖에 정치인으로서 반드시 가져야 될 중대한 현재의 또는 미래의 국가 현안에 대한 정책적 태도, 이런 것을 말씀하신 적이 없는 분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저희가 우리 진보 통합 당으로 오시라든가 이렇게 하는 것은 자칫 결례가 될 수 있다”며 “판단할 수 있으면 저희와 함께하는데 딱 맞는 생각을 가진 분인 것 같으면 저희가 모시려고 노력을 해야죠. 그런데 아직은 판단할 근거가 없어서 지켜보고 있다”
유시민 “안철수, 한나라당은 아니라는 말만 했을뿐”중에서

(*)프레시안에 실린 윤여준시의 인터뷰중 일부입니다. 상식과 비상식에 답합니다.

프레시안 : 안철수 현상의 또 하나 이유는 탈이념이라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탈 이념’을 얘기할 때 예를 드는 안 교수의 말이 있는데 바로 ‘상식과 비상식’의 구도다. 윤 장관은 이렇게 말하는 게 위험하다고 봤다.

윤여준 : 위험한 게 아니라, 위험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굉장히 충분히 새겨들어야 할만한 경고라고 본다. 상식, 이거 조심해야 한다. 누구나 상식이라는 말을 잘한다. 저도 상식이라는 말을 잘 했었다. 상식인이 되려고 노력해 온 사람이다. 최근에 상식의 역사라는 책을 봤는데, 거기 보면 나는 상식이라고 보는데 상대방은 비상식이라고 볼 수 있다는 대목이 나온다. 2차 세계대전 때 게르만의 우수성을 보존하는 게 독일 국민에게 상식이었다는 것이다.(웃음) 그게 인류에 얼마나 끔찍한 참화를 가져왔나. 상식이 가져온 재앙이다. 그 책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고, 상식이라는 말 정말 조심해야겠다. 특히 정치지도자는 상식이라는 말 함부러 입에 올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식과 비상식을 나누는 게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이것은 저를 우선 경계하려고 쓴 것이다. 안 교수도 ‘탈 이념’적인 사람이다. 나는 보수 진보의 개념 자체가 없다고 한다. 저도 마찬가지고. 나는 그것을 합리와 균형이라고 말했고, 안 교수 자기는 상식과 비상식이라고 말 하더라.
[인터뷰] <대통령의 자격> 쓴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중에서

(*)시사인이 안철수씨가 대선출마를 할 경우 불거질 3대검증포인트를 집고 있습니다.

안철수 가로막는 3가지 트라우마

(*)남성성과 여성의 리더십으로 안철수,문재인 및 박근혜를 살펴보는 글중 일부입니다.

문재인 이사장의 안철수 원장 지지율 추월 현상은 문재인 이사장의 균형 잡힌 남성성과 여성성의 리더십이 국민에게 인정받기 시작한 것이고, 반면 여성성의 리더십만이 강조된 안철수 원장에 대해 국민들의 의구심이 작동하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두 사람 모두 현 정부와 소위 ‘1%’라는 기득권층에 대항하는 야권의 지도자로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이들에게는 현 정부의 실정과 특권층에 대항하는 강한 도전과 비판의 용감성 및 자신감이 요구된다. 이는 나꼼수와 마찬가지로 강한 남성성의 리더십이다. 반면 1997년 금융위기 이후로 삶이 점점 어려워진 99% 혹은 양극화의 아랫부분의 국민들에게는 희망과 보살핌, 그리고 친절 배려의 리더십을 보여주어야 한다. 이는 부드럽고 인자하고 따뜻한 공감의 리더십이며 여성성의 리더십이다.

문재인 이사장은 이러한 면에서 외부에 대한 강한 남성성과 내부에 대한 강한 여성성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사례이다. 공수부대 시절 사진과 격파 시범, 저항적 인권 변호사 시절의 용기가 이러한 남성성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으며 부드러운 이미지와 언어, 침착하고 남을 배려하는 모습, 우리 편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공감, 경제 민주화라는 비전 등이 바로 균형 잡힌 여성성의 리더십을 구성하고 있다. 즉 밖과 안에 대해서 적절한 남성성과 여성성의 리더십이 조화되고 있다.
[미래智 ‘마이너리티 리포트’] 안철수-박근혜-나꼼수-문재인과 ‘젠더’중에서

(*)오픈웹의 김기창교수가 공개질의를 하였습니다.

안철수 교수님께 드리는 공개 질문

(*)그동안 봤던 기사중 가장 공감이 가는 안철수 분석글입니다.

안철수 사용설명서’를 다시 써야 할 까닭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정치평론가의 생각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지식인의 생각

(*)안철수의 생각에 대한 유시민의 생각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대선출마가 초읽기에 돌입했다. <안철수의 생각>을 본 소감은 어떤가.
“책 내용은 진보개혁 진영에서 오랜 기간 논의해 온 지극히 상식적인 생각이 담겼다. 구상이 실현되면 실존하는 구체적인 악이 상당부분 제거되거나 완화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건은 그런 현실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충돌하는 이해관계들을 잘 조정해 내는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국민들도 안 원장이 그런 정치를 잘 할 수 있을까를 재고 있는 것 같다.

안철수 원장이 대통령이 돼 국민을 위해서 봉사하겠다고 결정할 때는 해결해야할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정치는 야수의 탐욕과 싸우기 위해 짐승의 비천함을 겪으면서 성인의 고귀함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 원장이 짐승의 비천함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된다. 또한 무소속 대통령이 되면, 국회의원 한 명도 없이 국정운영 하기 어렵다.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발목 잡히고 행정권을 사용하는 것 빼고는 아무것도 못하는 대통령이 될 수 있다. 정치가 IT사업보다 어렵다. 시장에서는 기업이 30%의 점유율만 가지고 있어도 1등 기업이 될 수 있지만 정치는 51%를 얻어야 하는 싸움이다.”

– 새로 만들어질 진보정당에 안 원장이 함께할 가능성은 없나.
“상상력이 빈곤해져서인지 그런 상상은 안 해봤다.(웃음)”

– 안 원장 중심의 야권의 정계개편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는데.
“안 원장이 만약 기존 정당에서 인적 자원을 끌어모은다면 가장 먼저 가는 사람들은 기회주의자들이다. 다른 당을 파괴하고 오는 이런 사람들로 이뤄지는 당이 온전하게 운영되는 것을 본 적이 있나. 안 원장 입장에서는 당을 만들자니 이런 위험이 있고, 당을 만들지 않으면 정치를 어떻게 할지 딜레마가 있을 것이다. 민주당과 손을 잡자니 (생각이) 다르다. 이 딜레마를 어떻게 풀어낼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신당창당이 정치자살? 당 죽여놓고 한가한 얘기민주노총-민주당 전면결합해 왼쪽날개 형성해야”중에서

(*)유시민씨의 또다른 평가

(*)혁신을 둘러싸고 문재인과 안철수가 다툽니다. 이를 평가한 칼럼중 하나.

안철수는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가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cckim999@naver.com

‘안철수’라는 이름이 찬란한 빛을 뿜던 때가 있었다. 그가 2011년 중반부터 ‘시골의사’ 박경철과 함께 전국을 돌며 펼친 ‘청춘콘서트’가 폭발적 반응을 일으켰을 때 이미 그는 청소년들의 우상이 되었다. 뭇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화려한 학력과 ‘성공한 벤처기업가’로서 사회에 대한 공헌도가 높다는 언론의 극찬 덕분에 안철수의 인기는 날로 높아져 갔다. 그는 2011년 서울시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야권 후보로 거론되었으나 그보다 지지도가 한참 뒤지던 박원순에게 양보함으로써 대중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다. ‘대통령 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던 안철수는 2012년 7월 23일 SBS의 예능 프로그램 ‘힐링 캠프’에 출연해서 “나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나의 생각에 동의한다면 (대선 출마를) 고려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뒤 그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뒤 독자적 세력을 구축하고 선거운동을 하다 민주당의 문재인으로 후보 단일화를 이루어주고 사퇴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안철수는 2013년 4월 24일 치러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60.5%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선되었다. 그는 2014년 2월 신당 창당 작업에 나섰다가 3월 26일 민주당 대표 김한길과 전격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새로 만들고 공동대표를 맡았다. 그러나 7월에 실시된 재보선에서 참패함으로써 겨우 넉 달도 안 돼 대표직을 사퇴했다. 안철수가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가’에 관한 의혹은 그 이후에 본격적으로 제기되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첫째, 그는 2014년 4월 16일에 터진 세월호 참사가 박근혜 정권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일 수도 있다는 점에 대해 전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 국회의원 안철수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유족과 시민들의 단식이나 농성에 동참했다는 소식도 들리지 않았다.

둘째, 이명박이 대통령 재임 기간에 저지른 ‘4대강 사업’을 빙자한 자연 파괴와 ‘영포그룹’과 재벌기업들에 몰아준 수의계약들에 대해서도 단 한마다 비판을 한 적이 없다. ‘자원 외교’라는 구실로 저지른 천문학적 액수의 국고 탕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을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셋째, 박근혜 정권이 강행하는 역사쿠데타인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반론을 내세우지 않은 채 ‘강 건너 불 보듯’ 한 자세로 일관했다.

넷째, 지난 11월 14일 13만여명이 참가한 ‘민중총궐기대회’에서 68세의 농민 백남기가 경찰이 조준 사격한 물대포에 맞아 사경을 헤매고 있는데도 최종책임자인 대통령 박근혜에게 구체적으로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다섯째, 박근혜와 새누리당이 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하는 ‘노동 5법’(민주진보 진영에서 ‘노동 재앙’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그런 노동 악법이 공포되면 ‘쉬운 해고’와 ‘정규직의 비정규직화’로 노동자들이 삶의 벼랑으로 몰리리라는 것이 자명한데 말이다.

그런 안철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과 다음 대통령 후보밖에 없음이 분명한 것 같다. 그는 지난 5월 새정연 대표 문재인이 혁신위 위원장을 맡아 달라고 하자 거부한 바 있다. 그러나 김상곤이 위원장을 맡아 어지러운 당내 사정을 극복하며 일궈낸 혁신안에 대해서는 무엇이 문제인지 지적하지도 않으면서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새정연 대표 문재인의 지도력이 약하고, 중대한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할 때 우유부단한 자세를 보인다든지 사생결단의 각오로 싸워야 할 때 그렇게 하지 못한다는 평가는 당연하다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적합한 절차를 거쳐 당 대표가 된 그를 ‘혁신’이라는 구실을 앞세워 물러나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특히 혁신위원장 직을 사절한 안철수가 그러는 것은 더욱 설득력이 없다. 그런데 그는 지난 11월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재인이 제안한 바 있는 ‘문안박(문재인, 안철수, 박원순) 연대’를 거부하고 ‘혁신전당대회’를 제안했다. “야권 전체가 공멸할 수 있는 위기 상황에서 혁신전당대회로 새로 거듭나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이라는 것이었다. 도대체 야권은 왜 공멸하게 되었는가? 그 책임이 문재인에게만 있는가? ‘비주류’라는 이름으로 사사건건 혁신위의 활동에 딴죽을 거는가 하면 ‘최소 20명의 현역의원 공천 배제’에 위기의식을 느낀 사람들에 편승해서 자기 이익을 취하려던 안철수의 책임은 없는가?

여기서 안철수에게 엄중히 묻는다. 당신이 이루려는 ‘혁신’은 무엇인가? 유신체제로 되돌아가려는 박근혜 정권을 응징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야권이 승리한 뒤 2017년 대선에서 평화적 정권교체를 이루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당신과 비주류가 당권을 차지하고 공천권을 잡기 위한 것인가?

1962년생인 당신이 1987년 6월항쟁 때 넥타이를 매고 거리의 시위대에 합류했는지 그러지 않았는지를 우리는 모른다. 그러나 전두환과 노태우의 군사독재 시기에 당신이 안락한 삶을 누리고 있었음은 잘 알고 있다. 벤처기업을 키우느라고 고생을 많이 했다고? 그것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의 운명이다. 당신은 새정연 공동대표를 맡고 있던 시절, 수십년 동안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싸운 인사들의 의견을 경청하려 한 적도 없다. 최소한의 경의라도 표하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 아닐까? 그런 사람이 시도 때도 없이 ‘혁신’을 외치니 누가 동의하겠는가?

안철수 당신은 누구 편인가?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와 농민, 삶의 터전을 유린당하고 있는 빈민, 비정규직으로 고달프게 살고 있는 다수 청년들의 편인가? 아니면 부정과 불법행위를 일삼는 수구보수세력 지도층의 편인가? 당신이 지금 같은 ‘정치’를 계속한다면 옛날에 누리던 ‘명성’은 무참하게도 ‘오욕’의 굴레를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차라리 조용히 국회의원 임기나 채우기 바란다.
안철수는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가중에서

6 Comments

  1. 지나가다

    멋진 글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결론이 멋지네요.

    Reply
    1. smallake

      사실 이곳저곳에서 욕 먹고 있는데.ㅋㅋㅋㅋ

      Reply
    2. 지나가다

      축하합니다. 오래 사시겠네요. ^^
      한국의 현실이 워낙 비상식적인 분위기인지라 별 상식이 다 먹힌다 싶습니다.
      하여간 여러가지로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Reply
    3. smallake

      전 오래살고 싶은 생각이 없는데…백세까지 살아서 무슨.ㅋㅋㅋㅋ

      Reply
  2. Hammer

    각자의 생각은 항상 존중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남의 생각도 함께 존중되어야 겠지요.

    Reply
    1. smallake

      저도 존중하여야 한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다름과 틀림을 구별하여야 하니까.

      다만 위의 글은 ‘안철수신드롬’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의 의견…ㅋㅋ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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