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w Latency시대의 FIX

1.
김대중 대통령이 남긴 어록중 “정치를 살아있는 생물이다”는 자주 회자하는 말이 있습니다. 살아 있는 생물이기때문에 생존을 위해 끊임없이 진화하여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멸종합니다. 기술표준, 프로토콜도 살아있는 생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시적 표준(De Jure Standard)이 아닌 시장표준, 사실상의 표준(Defacto Standard)는 살아 있는 생물과 같은 시장속에서 꿈틀꿈틀 변화발전합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 FIX를 이야기하기 위함입니다. 사실 한국자본시장은 FIX라는 표준이 들어설 곳이 없었습니다. KRX가 굳건히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기때문에 KRX표준이 아닌 어떤 표준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지만 KRX 만큼이나 쎈 강자가 FIX를 지원하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최소한 KRX는 아니더라도 금융투자회사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요청을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FIX가 한국자본시장에 들어온 배경입니다. 새천년이 열린 후 얼마 지나지 않은 때입니다. 이 때부터 (K)FIX는 박제화된 표준으로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알고리즘혁명, 레이턴시혁명이 휩쓸고 있는 세계자본시장내에서 FIX는 한국처럼 박제화되었을까요? 이것이 오늘의 주제입니다.

지난 10년동안 FIX Protocol을 적용할 수 있는 상품과 업무를 늘려왔습니다. 4.2를 내놓았을 때 접하였고 현재 5.0까지 나왔습니다. 그리고 FAST를 통하여 시장정보의 표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시장 표준을 정착시키고 확대하기 위한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FIX프로토콜진영의 시도를 보면 진짜로 살아있는 생명이라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활동은 Latency Measurement와 관련된 활동입니다. FIX Inter-Party Latency Working Group입니다. 사실 금융투자회사나 거래소가 제각각의 기준에 따라 레이턴시를 측정하고 값을 공표하기때문에 투자자는 혼란을 겪습니다. 때문에 표준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활동입니다. 또다른 활동은 고빈도매매(High Frequency Trading)와 관련된 활동입니다. High Performance Interface Working Group으로 처음 HFT Working Group으로 제안되었던 모임입니다. 시장정보를 위한 개발된 FAST처럼 고효율의 주문프로토콜(highly efficient and very concise protocol for electronic trading)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많은 성과를 낸 FAST와 관련된 모임으로 Market Data Optimization Working Group입니다.

뿐 만 아니라 FIX를 둘러싼 활동을 FIX라는 틀을 벗어나서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다양한 상품을 다양한 거래소를 통하여 거래하여야 하는 경우 FIX Messaging은 무척이나 중요한 이슈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공동의 노력을 한다고 합니다.

With the advent of multi-asset class automated trading – including algo and HFT – firms are looking to optimise the performance of what has become their strategic FIX infrastructure – and it’s become a pretty complex endeavor. Now, a consortium of vendors are working together to ease that pain, by creating a high performance and tuned offering – with benchmarks to prove it works.
Collaborating To Make FIX Go Fastest중에서

이상은 주로 Trade와 관련된 활동입니다. 아시겠지만 트레이딩은 Pre-Trade -> Trade -> Post-Trade -> Pre-Trade라는 순환적 구조에서 이루어집니다. 특히 복수 거래소 환경에서 Post-Trade Transparency(Trading Report)를 구축하는 일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한 활동이 유럽 FESE가 진행하고 있는 Market Model Typology(MMT)입니다. 향후 FIX의 Post Trade Working Group의 활동으로 반영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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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상을 놓고 보면 FIX는 시장이 변화할 때 같이 변화발전하는 생물과 같은 표준입니다. 앞서 박제화된 표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지만 한국의 FIX는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시장의 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상품, 특정한 프로세스에 적용할 뿐이고 이 또한 수동적입니다.

앞서 소개한 활동을 보면 당장 국내 자본시장에서도 유효한 활동들이 많습니다. KRX든 아니면 한국FIX이용자커뮤너티를 만들겠다고 한 코스콤이든, 그도 아니면 금융투자회사든 FIX의 영역을 넓히기 위한 노력을 하여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앞으로 DMA와 관련한 영업이 활발해지면 레이턴시와 관련된 분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때 기준이 필요합니다. 당장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또다른 경우도 있습니다. 코스콤의 자본시장아카데미중 FIX와 관련된 내용을 포함한다고 합니다. 교육시간을 늘려서라도 시장표준을 광범위하게 보급할 필요가 있지않을까 합니다.

KRX독점이 아닌 AST를 포함한 복수의 시대가 도래하고 CCP로 장외거래가 전자화하면 시장표준의 중요성은 더욱더 중요해집니다. 한국자본시장내 FIX전문가들이 늘어야 합니다. 활동범위도 넓혀야 합니다. 가능하면 FIX의 Working Group에 참여하는 이들도 많았으면 합니다. 특히 거래소나 코스콤과 같은 회사가 할 역할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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