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소한 혁신과 진화적 혁신

1.
혁신과 관련한 보고서입니다. 파괴적(diruptive)라고 하는 핀테크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는 금융회사들이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대응으로 혁신을 고민합니다. 아니면 디지털로 하고 있는 거대한 흐름(Digital Transformation)속에서 금융산업의 생존을 위한 모색일 수도 있습니다.

먼저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내놓은 보고서. 간소한 혁신(Frugal Innovation)과 금융업의 대응을 읽으면서 생소한 개념을 처음 접하였습니다. Frugal을 ‘검소한’으로 번역한 곳도 있고 ‘간소한’으로 번역한 곳도 있습니다.

Frugal Innovation 전도사인 Navi Radjou가 기고한 칼럼인 Frugal Innovation: A New Business Paradigm에서 아래와 같이 정의하고 있습니다. Frugal Innovation의 핵심인 “doing more with less”을 표현할 수 있는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간소나 검소는 less를 표현하지만 More를 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Frugal innovation is the ability to generate considerably more business and social value while significantly reducing the use of scarce resources. It’s about solving—and even transcending—the paradox of “doing more with less”. Frugal innovation is a game-changing strategy for an “Age of Austerity(긴축의 시대)” in which firms are being compelled by cost-conscious and eco-aware consumers, employees, and governments to create offerings that are simultaneously affordable, sustainable, and of high quality. Even more than a strategy, frugal innovation is a whole new mindset, a flexible approach that perceives resource constraints not as a debilitating challenge but as a growth opportunity.

조선일보 [Weekly BIZ] 저성장 시대, R&D센터 없애고 C&D 하라는 Frugal Innovation의 배경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글로벌 기업들이 라드주 교수의 이론에 주목하는 것은 금융 위기 여파로 선진국 중산층이 무너졌고, 세계경제의 저(低)성장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예측에서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유럽·일본 등에선 중산층의 수입이 크게 늘지 않았고, 이는 구매력 하락으로 이어졌다.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미국인 중 44%만이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2008년보다 9% 하락한 수치다. 반면, 스스로를 저소득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25%에서 40%로 크게 뛰었다. 사정이 좋은 것으로 알려진 독일의 경우도 전체의 58%만이 스스로를 중산층으로 생각하는데, 이는 1997년 65%보다 줄어든 수치다.

나비 라드주 교수는 “서구의 관습적인 모델은 ‘더 좋게, 더 비싸게, 더 많이’이지만, 이것은 세 가지 이유로 점점 죽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세 가지는 서구의 구매력 감소, 전 세계적인 자원 고갈, 서구의 빈부 격차로 현존하는 제품들과 고객들의 필요(needs) 불일치라는 것이다.

Frugal Innovation을 적용하면 구체적인 모습은?

첫째로 조직과 제품, 생각을 가능한 한 쉽고 단순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고 꼭 필요한 제품을 제때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 먼저 제품을 개발할 때 간단하지만 질 좋은 저가형 제품부터 시작하세요. 그리고 그 제품을 가지고 소비자들과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소통하며 필요한 부분을 개선하세요. 이것이 관계·반복(E&I·Engage and Iterate)입니다. 필요한 기술이 있으면 먼저 갖고 있는 제3자를 찾으세요. 경쟁사도 좋고, 스타트업(초기 벤처)도 괜찮습니다. 이들을 공동 창조자로 참여시키세요. 이것이 C&D입니다. 셋째로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공간과 시간을 창조하세요. 대기업의 엄격하고 딱딱한 환경은 직원들로부터 혁신을 이끌어낼 수 없습니다. 직원들이 긴장을 풀고 편안해질 환경을 만드세요. 사실 ‘검소한 혁신’은 선진 경제의 뿌리로 연결됩니다. 미국 건국의 아버지 벤저민 플랭클린은 ‘부자가 되는 방법은 단순하다. 오직 근면과 검소라는 두 단어에 의존한다’고 말했습니다. 검소한 혁신의 원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Frugal Innovation을 적용한 대표적인 기업으로 샤오미를 듭니다.

 -샤오미의 레이쥔(雷軍) 대표는 ‘태풍의 길목에 서면 돼지도 날 수 있다’며 혁신을 이끌고 있다. 그가 삼성 갤럭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힘은 무엇이었나.
 “샤오미는 연구개발(R&D) 인원은 물론 사용자까지 혁신에 참여하고 있다. 삼성보다 개방적이다. 삼성은 자체 기술 혁신과 발전을 강조한다. 고객과 상호작용, 커뮤니케이션이 적다. 반면 샤오미는 고객 참여를 강조한다. 고객 참여 혁신 플랫폼을 만들었다. 바로 ‘미펀(米粉·샤오미 팬)’이다. 샤오미는 고객을 세 종류로 나눴다. 단순 이용자, 단순 구매고객, 괴짜를 뜻하는 지커(極客·Geek)다. 지커는 혁신 의지를 가진 고객이다. 샤오미는 생산자와 사용자 사이의 거리를 없앴다. 중국 젊은이는 참여에 목마르다. 현대인의 심리는 참여와 체험을 중시한다. 서비스 경제에서 체험 경제로 바뀌었다. 샤오미는 고객 창조시대에 부응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단순하고 피동적이지 않다. 과거에는 기업이 주도했다면 지금은 고객이 주도한다. 3D 프린터는 이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는 첨단 분야 적응이 빠르다. 인터넷은 미국이 만들었지만 중국은 기회를 잡았다. 샤오미는 일부에 불과하다.”

– 중국 제품은 ‘차이나 디스카운트(China discount)’ 영향으로 ‘싸구려’ 이미지가 강하다.
 “싸구려가 틀린 것은 아니다. 하이얼과 레노보 등은 모두 ‘저렴한 혁신(Frugal innovation)’으로 시작했다. 이들은 대중시장을 지향한다. 잠재력 있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결코 틀린 접근법은 아니다. 전통적으로 업체들은 고가품 시장을 지향했다. 하지만 하이엔드 제품의 전체 시장점유율은 낮아지는 추세다. 하이얼은 우선 중저가 시장을 만족시킨 다음 천천히 올라가겠다는 전략이다. 중국 고속철도와 같은 전략이다. 이 역시 혁신 전략이다.”
샤오미, R&D에 소비자 참여시켜 삼성전자 위협중에서

2014년 Time은 Frugal Innovation으로 강력하게 등장하는 아시아 기업들은 분석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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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KB경영연구소의 보고서입니다. 더불어 이코노미스트가 2014년 10월 아시아에서 일어나고 있는 혁신을 분석한 보고서도 함께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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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가 만든 관련한 특집입니다.

[Cover Story] 저성장 시대 검소한 경제가 뜬다
[The Biz Times] 알뜰한 소비자 위해 알뜰한 혁신자 됐다

2.
간소한 혁신이 인구에 회자한 때는 2014년입니다. Natural Innovation은 2016년에 나온 전략입니다. 금융IT회사인 Fidessa가 혁신을 주제로 한 보고서에서 제시한 개념입니다. 자연적 혁신은 진화론의 핵심인 자연선택을 혁신에 적용한 것입니다. 그래서 진화적 혁신이라고 하면 훨신 이해가 쉽습니다. 보고서는 금융회사들이 핀테크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어떤 전략을 가질지를 다룹니다.

Natural Innovation: A Theory of Innovation for Larger Firms in Financial Markets

보고서는 핀테크 스타트업에 대응하는 금융회사들의 경험을 분석합니다. 합병을 하거나 R&D를 하거나 분사와 같은 경우입니다. 그러면서 자연선택과 같은 원칙인 ‘patience, discover,reward’을 제시합니다.

These rules can be summed up into patience; a mechanism to simplify, direct and focus innovative efforts; discover and promote symbiotic relationships between departments such as compliance, brand, information security, regulatory; rewarding success and failure

보고서는 스타트업이 아닌 대형금융회사의 장점을 최대로 밣휘할 수 있는 원리를 찾아서 혁신하라고 합니다.

Just because a firm is small, that doesn’t mean that it is inherently better (or even good) at innovation. And yet the traditional rules of successfully deploying new fintech do seem to favor smaller firms. Rather than try to beat the little guys at their own game, however, there is another approach for larger firms that operates with different rules and reflects some of the unique challenges of the financial markets industry. These borrow from the principles that make natural selection such a powerful, innovative force and allow large firms to leverage their weight and resour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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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스타트업 삼성 컬처혁신’ 선언의 삼성이나 Apple Is Still a Startup의 애플이 제시하는 혁신과 같은 흐름일까요?

“Innovation doesn’t work if it is done by committee or if it is the responsibility of ad hoc teams and initiatives without a focus,” Grob added. “The fanfare over incubators has waned as innovation needs to be in the DNA of a firm. Everyone needs to be cognizant of innovation and it needs high level executive support.

Innovation can come from a steady stream of intuitive improvements and can be a function of sheer effort and resource. However large firms need a mechanism to simplify, direct and focus these efforts and repeatedly communicate the set goals to all staff.
Channeling Darwin: Large Firms Tackle Innovation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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