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테크놀로지의 특허, 원자시계와 고빈도매매

1.
요즘 해외파생상품 매매를 위한 시스템을 시험하느라 매일매일 전투입니다. 글을 쓸 시간도, 볼 여력도 많지 않지만 우연히 기사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후배가 페이스북에 올린 뉴스입니다.

‘원자시계’로 주식거래?…초단타매매(HFT) 보다 빠르다

기사의 설명입니다.

지난 2월에 공개된 이 특허기술은 16 페이지에 달한다. 원자시계 시스템은 르네상스테크놀로지의 공동 경영자 로버트 머서(Robert Mercer)와 피터 브라운(Peter Brown)에 의해 개발됐다.지금까지 헤지펀드 회사 등은 남보다 한발 앞서 매매주문이 체결되도록 하기 위해서 거래소에 최대한 가까운 곳에 서버를 두고 고객의 매매주문을 한데 모아서 처리했다. 거래소와 서버는 서로 광케이블을 통해 연결되기 때문에 서버에 모인 고객의 매매주문이 거래소까지 전달되기까지 아주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체될 수 밖에 없었다. 이때 소요시간은 마이크로초(100만분의 1초) 단위가 이용될정도로 극히 짧은 시간이다. 그러나 헤지펀드 회사 등은 이처럼 아주 짧은 시간의 차이에 컴퓨터를 이용해 대량의 매매주문을 보냄으로써 남보다 한발 앞서 막대한 차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원자시계 시스템은 이러한 절차를 걸치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받은 대량 매매주문을 작은 단위로 쪼갠 뒤 바로 거래소에 전송해 지체 시간을 줄임으로써 빠른 거래가 이루어지도록 한다.르네상스테크놀로지의 특허출원에 따르면 원자시계 시스템은 초단타매매보다 더 빠른 속도로 주식거래가 가능하다. 게다가 원자시계의 오차는 3000년에 1초로 매우 정확하다.전문가들은 원자시계 시스템 특허출원을 두고 그동안 미국 주식시장을 장악했던 초단타매매를 넘어설 수 있는 혁신적인 발명으로 여기고 있다.

설명이 이상한 느낌이었습니다. 분명히 시계입니다. 단지 원자로 만들어진 시계입니다. 시계를 이용하는 것과 전송시간을 줄이는 것이 어떤 연관관계가 있는지 논리적으로 이해가 힘들었습니다.

2.
항상 그러하듯이 원문을 찾았습니다.

SYSTEM AND METHOD FOR EXECUTING SYNCHRONIZED TRADES IN MULTIPLE EXCHANGES

원문에 있는 초록이고 설명입니다.한국은 서울과 부산정도의 거리만 고민하면 되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거래소도 하나가 아니고 한곳에 모여있지않고 여러곳에 나누어 있습니다. 뉴욕과 시카고 그외 여러지역이니다. 거래소가 제공하는 코로케이션서비스를 이용하는 서버가 많을 듯 합니다. 각 서버들간의 시간을 동기화하는 이슈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NTP를 대신하여 PTP를 사용합니다. 이 경우도 오차가 있습니다. 만약 같은 전략을 수많은 서버가 동시에 실행을 할 때 시간의 오차가 손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래의 설명을 보면 각 서버에 설치한 원자시계가 시간과 관련한 패러매터 실행에 관계하는 역할을 합니다.

A financial trading system that includes a trading server, multiple financial exchanges, and multiple servers with each server associated with and co-located at an exchange and comprising a high accuracy clock. The trading server divides a large transaction order into multiple smaller transaction orders and combines each smaller transaction order with a transaction execution time. The trading server sends a financial trade instruction based on each combined smaller transaction order and transaction execution time to each co-located server. When the high accuracy clock on each server reaches the transaction execution time, all the servers submit their smaller transaction orders to the respective financial exchanges substantially simultaneously.

그런데 특허는 원자시계가 아니라 원자시계를 이용한 매매전략에 관한 것입니다. 블룸버그는 전략뿐 아니라 원자시계에도 촛점을 맞추어 보도를 하였습니다.

The 16-page document was quietly published by the U.S. Patent and Trademark Office in February. Replete with schematic drawings, the filing describes a novel way for “executing synchronized trades in multiple exchanges.” The invention consists of not only sophisticated algorithms and a host of computer servers, but atomic clocks — precisely calibrated to vibrations of irradiated cesium atoms — to sync orders to within a few billionths of a second.
Legendary Hedge Fund Wants to Use Atomic Clocks to Beat High-Speed Traders중에서

반면 다른 기사는 latency arbitrage와 관련한 전략으로 이해합니다. 블룸버그가 ‘to Beat High-Speed Traders’라고 표현한 것처럼 레이턴시 차익거래를 하는 HFT로부터 기관투자자들의 분할주문을 보호하기 위한 알고리즘으로 소개합니다.

Hunsader said the patenting of what is essentially a latency arbitrage-based trading method benchmarks a new era for high frequency trading. At first the industry said latency arbitrage didn’t exist as a strategy and now Renaissance has come full circle and patenting a concept around the method.
Is Renaissance Attempting To Patent Existing HFT Trade Execution Methods?중에서

특허자료에 나온 그림을 보시면 위의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습니다.

clock1

clock2

이런 설명이 가능합니다. 몇 고빈도매매기업들이 고빈도매매를 위하여 사용하던 원자시계를 기관투자가들이 알고리즘트레이딩에 도입합니다. 이를 통하여 웬만한 HFT와 비교하여 늦지않는 주문을 내어 Front Running을 하는 전략에 먹히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Speed bump를 고안한 IEX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고빈도매매와 경쟁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였습니다. 돈이 많은 르네상스테크놀로지라 가능한 발상이 아닐까요? 솔직히 한국과 다른 먼나라의 이야기입니다. 사실 중국보다 미국을 더 가깝게 생각하니 이웃나라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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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바다

    안녕하세요 “레이턴시”로 검색을 하다가 여기가지 오게되었네요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cme에서 공식적으로 밝힌 한국에서 cme까지의 레이턴시가 편도 210ms 이라는걸 알게된후 해외선물 매매를 계속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혹시나 이에대한 고견이 있으시면 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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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mallake (Post author)

      저는 매매를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조언을 할 자격은 없습니다. 굳이 한마디하자면 2007년을 전후한 몇 년 FX마진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을 소개합니다. 저는 수수료중 일부를 받는 모델로 계약을 했습니다. 거래가 많으면 그만큼 저도 수익이 늘어납니다. 증권사도 동일합니다. 이 때 고객들의 계좌를 보면 대략 80%정도가 손실을 보고 시장에서 이탈합니다. 그리고 새로운 80%가 시장에 와서 거래를 하고 다시 80%를 전후한 투자자가 손실로 빠집니다. 악순환입니다. 그래도 브로커는 수익이 늘어납니다. 새로운 고객을 시장에 참여시키면… 죽어가는 시장, 손실 보는 시장은 비슷한 논지의 글입니다.

      마지막으로 인도투자자가 linkedIn에 올린 글이 있습니다. 레이턴시를 기준으로 수익률을 비교한 글입니다. 내일쯤 정리해서 올려놓겠습니다. 참고로 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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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smallake (Post author)

      HFT DMA trading – 1 millisecond latency cost.을 읽어보시면 CME Latency가 수익에 미치는 영향을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논문은 아니니까 참고정도로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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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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