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둘을 얻으려 하니 둘을 버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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쉰 중반으로 쏜살같이 나아가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면 시간이 빨리 흐른다는 말이 사실입니다. 마흔까지 느낀 시간의 흐름이 물과 같다고 하면 쉰부터는 화살과 같습니다. 지나온 세월을 되돌아 보면 매순간 순간이 중요하지만 삶의 흐름을 좌우할 고비가 있습니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하지만 선택은 오랜 시간의 축적의 결과입니다. 인생이 결정적 순간의 결정적인 실수로 바뀌지 않습니다. 좋든 싫든 현재의 나는 온전히 내 책임입니다. 사람마다 고민의 깊이가 다르지만 최근 들어 저도 노년을 고민합니다. 미래를 위해 충분한 준비를 하지 못한 처지로 일흔까지 현역처럼 일해야 하지만 점점 기회가 줄어듬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동안 해왔던 길이 아닌 다른 길을 기웃기웃 거립니다.

우연히 어떤 곳으로부터 강사 섭회를 받았습니다. 꼬박 이틀동안 14시간을 교육을 해야 합니다. 처음 제안을 받고 고객이 원하는 강의를 할 수 있을지, 수강생에게 재미있고 유익한 강의를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습니다. 프로그램의 주제는 할 수 있는 자신감이 있었지만 형식은 주저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기회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제안을 했고 11월 중순 교육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때는 5월이었습니다. 비슷한 때 또다른 길을 찾고 있었습니다. 매일 일상처럼 읽는 글을 일부는 블로그로 정리하고 일부는 사업기획에 참고합니다. 일상의 책임감을 높히면서 기회도 엿볼 수 있는 일로 번역을 생각했습니다. 누군가의 의뢰를 받아서 하는 번역은 아닙니다. 그럴 만큼 이름이 높지도 않아서 번역을 할 수 있는 기획을 했습니다. 주제는 ‘애자일 경영’입니다. 디지탈,IT 그리고 경영, 짧지않은 시간도 다루었던 주제들입니다. 제가 정한 책은 Agile IT Organization Design: For Digital Transformation and Continuous Delivery입니다. 애자일 개발방법론이 아닌 애자일경영을 조직적인 수준에서 다루고 있고 중간관리자를 위해 적합한 책이었기때문입니다. 출판사를 하는 아는 후배에게 제안을 하였습니다. 다른 책도 같이 제안을 했습니다. 번역을 해보자는 응답을 받았고 출판사가 저작권과 관련한 계약을 한 후 번역 계약을 하였습니다. 증권IT와 경영자를 한 경험을 살려서 책을 쓰거나 번역을 하고 이를 가지고 강의를 할 수 있으면 괜찮은 방향이라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계획이 꼬이기 시작한 때는 7월입니다. 몇 년전 프로젝트를 함께 했던 분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어떤 회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하는데 PM을 찾고 있더군요. 잠시 고민을 했습니다. 웹트레이딩시스템과 SPA와 관계가 있는 일입니다. 한국의 PM은 체력으로 합니다. 야근과 휴일근무를 이겨내야 하고 프로젝트 구성원들사이의 갈등을 잘 관리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혈압을 끝없이 올라가고 체력은 바닥을 칩니다. 일상적인 일을 해낼 수 있는 생존체력을 있는데 매달 수익이 발생하는 일을 마다할 만큼 여유가 있지 않습니다.(^^) 이것만 아닙니다. 또다른 프로젝트가 저를 기다립니다. 큰 일은 아니지만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일이 두 달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번역을 하려면 매일 최소 한시간 이상을 매달려 8쪽이상을 작업해야 합니다. 프로젝틀 시작하기전 첫장과 둘째장을 번역했습니다. 영어로 익숙하지만 문맥에 맞는 단어와 문장을 선택하는 일이 힘들었습니다. 진도가 더뎠습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 할 수도록 시간을 내기 힘듭니다.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듯 합니다. 교육을 예정한 11월은 통합시험을 해야 합니다. PM이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습니다. 고민끝에 계약을 했던 곳에 메일을 드렸습니다. 사과를 드렸습니다. 두개를 버렸습니다. 더 나이들었을 때를 위해 경력을 쌓아두려고 했던 일을 포기했습니다. 앞으로 또다른 기회를 만들 수 있으리라 희망하지만 세상은 나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어떤 결과를 만들지 알 수 없습니다.

마흔 후반 미래를 준비하면 시작한 일이 현재 하는 일이고 파트너들과 함께 하는 일입니다 ZeroAOS 서비스입니다. 많지않지만 거북걸음으로 고객을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실력이 원인이겠지만 정책도 있습니다. 혹 10월로 예정한 파생상품시장 규제완화로 기회가 더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성장, 고령화를 맞은 우리 사회가 제공할 수 있는 트레이딩시장이 버블시대와 비교하면 무척 쪼그라든 규모로 예상합니다. 마흔 후반의 예상이 조금씩 바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이유때문에 다른 길을 찾았지만 원점으로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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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둘을 버리고 둘을 취했습니다. 취했다고 어려움이 사라지지않습니다. 프로젝트 PM을 하면서 처음으로 세대차이를 느끼는 개발자들과 함께 합니다. 이전까지 함께 했던 분들은 여의도라는 공간의 경험을 같이 하거나 나이라는 시간을 공유합니다. 갈등이 있으면 대화로 풀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번은 완전히 다릅니다. 분명 적지않은 나이들이지만 마흔 초반의 개발자이고 여의도문화가 생소한 분들입니다.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시각도 다릅니다. 저는 프로젝트를 수주하여 참여한 사람으로서의 책임을 강조합니다. 팀원들은 책임만큼이나 권리를 주장합니다. 세대차이라고 할 수 있고 우리 세대가 만들었던 프로젝트문화에 대한 반기일 수도 있습니다. 저는 문화가 바뀌어야 하고 바뀔 것으로 희망합니다만 PM에 주어진 현실은 아닙니다. 누군가 제안을 하였고 RFP와 제안서대로 게약을 하였고 그 위에 있습니다. 외주PM의 장벽입니다. 매일 주어진 자원과 시간속에서 발주사와 수행사의 이해를 만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아주 다행히 찾을 수 있으면 행복합니다만 그렇지 않으면 고통입니다.

프로젝트를 하면서 처음으로 인간적인 관계를 배제한 관계를 꿈 꿉니다. 저에게 주어진 책임, 참여자들에게 주어진 일만을 놓고 의사결정을 하려고 합니다. 계약관계입니다. 저도 고객도 개발자도 모두 계약위에 존재합니다. 이것이 출발이고 가장 중요합니다. 되돌아보면 경영을 할 때 저는 계약관계를 배제하였습니다. 근로계약서상 저의 의무와 권리가 있습니다. 회사의 직원 또한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이를 배제한 채 근거없이 공동체를 꿈꾸었습니다. 현실적인 근거없는 공동체는 나만의 환상이고 현실에서 주어진 책임을 회피하는 도피처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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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alla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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