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소가 펴낸 애자일과 개인주의 보고서

1.
프로젝트 통합시험.
토요일 근무를 하고 자전거로 퇴근. 동네 사람들과 저녁을 하였습니다. 저녁안주로 다루었던 수많은 주제중 LG전자의 마켓팅 흑역사도 있습니다. 여럿 스마트폰 제품중 애플과 LG전자제품만을 써 본 저로써는 소문 그대로 V20의 음질이라면 하나 사고 싶은 생각을 합니다. 또다른 안주는 삼성전자입니다. 수많은 기사들이 분석을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 “왜 그랬을까?”의 답을 찾는 수다입니다. 나름 의문을 풀어보면 갤러시7과 V20의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1등과 열외라는 지위때문이 아닐까 상상합니다.

마치 삼성전자를 염두에 두고 쓴 느낌을 주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최근 LG경제연구원소가 내놓은 두개의 보고서입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는 격입니다.

IT 개발 기법 그 이상으로 주목받는 애자일(Agile)
조직 내 개인주의, 피하기보다 꽃피울 대상

그렇다고 LG전자의 조직문화가 삼성전자와 완전히 다르다고 할 수 없습니다. 좀 오랜 글이지만 2011년 퇴직자가 쓴 글의 일부분입니다.

저는 이전에 벤처 회사를 다녔는데, 지금 우리 회사에서 제일 안타까운 것 중에 하나가 자유로운 토론 문화의 부재입니다.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합리적인 의사 결정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특히 ‘Top management(CEO/CTO)나 연구소장의 코멘트가 있었다’라고 이야기 되면, 그 진위 여부나 이유에 대해서는 논의가 없고 바로 그 코멘트에 맞게 의사 결정이 납니다. 또, 경쟁사, 특히 삼성이 어떻게 한다더라 하면 이 역시 비판적인 토론 없이 의사 결정이 많이 나버립니다. 비록 top에서 코멘트가 있는 경우라도, 또 경쟁사가 그렇게 하더라도, 의사 결정 시에 관련자들이 반드시 이유를 이해하고 필요하면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조직 문화가 되어야, 진정으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또, 회사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주인의식을 가져라’입니다. 저는 주인의식은 주인이 되어야 갖는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연구원들을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대해주지 않는데 주인의식이 생길 리가 만무합니다. 최근에 서초 R&D 캠퍼스에서는 본부/연구소를 불문하고, 지각을 체크해서 각 조직 별로 통계를 매일 보고 하겠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또, 화장실에는 ‘기본을 지키자’며 ‘슬리퍼를 신지 말라’, ‘복장을 단정히 해라’, ‘식사 시간을 준수해라’ 등의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분명 이런 것들이 중요하기는 하겠지만, 이렇게 전면적으로 연구원들에게 이야기하는 건, 연구원들을 주인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철부지 중고생으로 대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에 ‘Rework’란 책을 보니, ‘직원을 13살짜리 아이처럼 대하지 말라’라는 내용이 있었는데 참으로 뜨끔한 내용이었습니다.
LG전자를 떠나며 CEO에게 남긴 글중에서

삼선전자의 갤럭시7사태를 몰고온 상명하달, 일정돌파식 업무와 큰 차이가 없습니다. 지금으로부터 5년전의 글이지만 5년이 흐른 지금 상전벽해가 있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무언가 변화를 하려고 하는 모색이 현재 진행형인 듯 합니다. 최근 대기업이 기업문화를 혁신하기 위한 모색을 분석한 기사입니다.

[기업문화 재창조]①’꼰대’와 ‘무개념’
[기업문화 재창조]②깃발 든 삼성..분위기 확산
[기업문화 재창조]③혁신은 ‘이슬비에 옷젖듯’
[기업문화 재창조]④피부로 느끼는 韓조직문화

2.
기업문화가 주요한 화두로 등장한 이유는 ICT혁명이 주도하는 4차산업혁명입니다. 4차산업혁명, 산업의 디지탈화를 앞에 두고 모든 기업은 디지탈전환(Transformation)을 고민합니다. 이때 유연한 조직문화를 위한 애자일방법과 개인의 창의성이 주요한 관심사로 등장합니다.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이를 다루고 있습니다.

먼저 개인주의를 다룬 보고서입니다. 한국의 조직문화는 집단주의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왜 개인주의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답변입니다.

성과 창출을 위해 일하는 방식도 개인주의화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첫번째는 일의 형태가 직업(Job)이 아닌 개인 단위의 일(Work)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집단주의가 작동하기 어려운 형태로의 변화라는데 그 의미가 있다. 포브스(Forbes)는 2016년 일터의 트렌드 변화(Workplace Trend)를 발표했는데 그 중 하나로 ‘긱스(Gigs)’를 소개한 바 있다. 긱스란 일 중심으로 모였다가 흩어지는 방식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어떤 구성원이 업무 관련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그 업무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일하고 성과 창출 후에는 다시 흩어지는 방식으로 일하는 것이다. 윌리엄 브릿지(William Bridges)는 1980년대에 ‘탈직무화(De-Jobbing)’라는 개념을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 역시 긱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즉, 조직 내에서 자리(Post)를 차지하고, 승진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일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또한 오픈 이노베이션 등 외부 인재들과의 협업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혁신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는데 기업 내의 역량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변화는 집단주의가 강한 조직에서는 다소 어려울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집단주의는 내가 속한 집단에 대해서는 자기 이익을 희생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는 반면 다른 조직에 대해서는 개인주의보다 더 경쟁적이거나 공격적 성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개인주의는 집단주의보다 타인에 대해 더 신뢰를 보이고 다양성에 관대한 경향이 있다. 외부인과 업무 중심으로 신뢰 관계를 구축하여 협업하는 것이 중요해지는 환경에서는 집단주의가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두번째는 다양성과 창의성이 성과 창출의 주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데, 집단주의에서는 창의성 발현에 다소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집단주의 문화에서 강하게 나타나는 구성원간 동조 압력 때문이다. 창의적 성향이 높은 사람들은 독립적이고 자율성을 지향하며 자신감이 넘치는 특징을 보인다. 그런데 집단주의 조직에서는 다수의 견해에 따르고 권위에 순종적이며 동질성을 지향하기 때문에 창의성 발현이 어렵다. 이미 많은 연구 논문에서 집단주의는 조화와 협력을 촉진하긴 하지만 혁신을 촉진하는 창의성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창의성을 조직의 핵심적 가치로 지녀야 할 조직은 모든 구성원을 평등하게 대하고 각자의 독창성을 인정하는 수평적 개인주의 문화를 개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한다.

경직된 조직 논리나 전통(Legacy)을 깨고 유연함을 갖추기 위해서도 개인주의를 고려해볼 수 있다. 집단주의가 강한 조직은 집단의 힘이 매우 강해서 조직 논리를 혁신적으로 깨뜨리기가 상당히 어렵다. 오히려 다양한 생각이 공존하고 있는 개인들이 집합된 형태라면 보다 유연하고 빠른 변화를 꾀하기 쉬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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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자일에 관한 보고서는 IT개발방법론이 아닌 경영원칙으로서의 애자일을 소개합니다.

애자일 선언문의 공동저자인 짐 하이스미스는 오늘날 비즈니스 환경에 대처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더 빨리 움직이고 더 신속하게 변화하기”를 꼽는다. 이런 이유로 아마존이나 자포스와 같은 혁신 기업들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애자일 기법이 개발조직에서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의 CTO인 워너 보겔스는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언제든지 250개의 변수를 테스트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테스트하면서 학습한다’는 애자일 방식이 그대로 시스템화되어 있음을 밝힌다.

그는 또한 최근 기업들이 IT관점을 넘어 경영의 관점에서 애자일에 접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한다. 애자일의 가치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보고 이를 경영 전반으로 확대하는 데에는 소프트웨어의 가치를 중요시하는 회사들이 적극적이다. 미국의 솔루션 회사 엑스텐시스(Extensis)나 소셜미디어 기업 비투닷컴(Be2.com)은 애자일 프로세스에 기반하여 엔지니어링 조직을 재구성했으며, 런치미트를 판매하는 기업 랜드오프로스트(Land O’Frost)는 시장 예측과 고객 개발에 애자일 관행을 결합시키고 있다. 이 외에도 리갈트렉(LegalTrek)이라는 법률회사는 고객에게 제공할 서비스를 개발하는 데 애자일 기법을 이용하고 있다. 심지어 코칭 기업들도 애자일 방식을 적용하여 코치를 주기적으로 코치하는 방식으로 코칭의 효과를 높이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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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저도 본방사수를 하는 무한도전. 몇 년전 좀비특집을 폭망한 후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도전의 결과는 성공 혹은 실패예요. 성공하면 성공했으니 좋은 거고 실패하면 다시 한 번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거니 더 좋은 거죠.”

애자일, 개인주의보다 더 중요한 것이 ‘실패에 대한 인정’이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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