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DMA와 HTS의 미래는 규제에 달렸다

1.
제목은 거창합니다만 거창한 내용을 쓰려고 한 글은 아닙니다. 얼마전 아주 오랜만에 dolppi님이 블로그에 글을 올렸습니다. 코스콤 매거진에 기고한 글을 올린 듯 합니다. 주제는 DMA입니다.

DMA를 다시 생각해본다 (1)
DMA를 다시 생각해본다 (2)
DMA를 다시 생각해본다 (3)

Dolppi님은 이 글에서 HTS가 한국DMA의 원류라고 합니다. 틀리지 않습니다. DMA가 등장한 가장 큰 이유는 Low Latency를 통해 투자자가 이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위 선행매매(Front running)가 가능합니다. 제가 Latency 교육을 할 때 Latency 경쟁의 역사를 언급합니다. 보불전쟁때 등장했던 비들기부터 시작하여 HTS의 퀵매매, VIP 매매등을 소개합니다. 다 남들보다 빠른 주문을 원했던 고객을 위해 만들어진 서비스입니다. 여기에 외국인투자자들이 요구한 서비스가 합쳐지면서 오늘의 DMA가 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Zomojo 판결문속에 비친 자본시장의 뒷모습

물론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던 이유는 DMA가 규제의 회색지대였기때문입니다. 아는 사람은 챙길 수 있지만 모르는 사람은 챙길 수 없는 규제이었습니다. 규제의 회색지대라는 성격으로 인하여 ELW 스캘퍼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2.
한국 HTS의 특징을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수많은 투자자들의 요구를 반영한 화면입니다. 정확히 표현하면 시세데이타 분석서비스입니다.

어느 때부터 여의도 HTS를 개발할 때 FID방법론을 채택하는 듯 합니다. FID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Field ID의 약자입니다. 이것이 HTS 개발방법론이라고 했을 때 솔직히 궁금했습니다. 몇 달 접한 지금 FID방법론은 화면중심의 HTS 진화가 가져온 결과물이라는 생각입니다. 로이터가 처음 사용하였다고 하는 FID 자료를 보면 아래와 같습니다.

Download (XLS, 366KB)

사용하는 FID가 한국HTS와 비교할 때 아주 적습니다. 고객에게 데이타를 제공하는 철학이 다르기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한국HTS와 다른 기술적인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Download (PDF, 820KB)

한국 HTS의 구조와 로이터의 OMM은 출발점이 다릅니다. 한국 HTS와 비슷하지만 완전히 다른 GUI가
Tradestation이나 metatrader와 같이 매매어플리케이션입니다. 이런 시스템은 화면으로 승부하지 않습니다. 차트, 백테스팅, 매매스크립트와 같이 DIY방식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이런 차이가 발생한 이유가 무엇일까요?

저는 시세데이타의 과금정책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일반투자자에게 시세이용료를 직접적으로 부과하지 않는 나라가 한국이 아닐까 합니다. 증권사는 시세이용료를 간접적으로 부담하고 다양한 데이타분석서비스까지 투자자에게 제공합니다. 증권사가 어려움을 겪고 IT가 푸대접을 받는 원인중 하나입니다. 온라인 및 DMA로 인한 매매환경이 변화에 따라 시세과금 정책을 바꾼다고 합니다.그렇지만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바뀌지 않을 듯 합니다.

25년 불공평 논란 종식?…증시 시세정보료 새 기준 만든다’

3.
HTS와 DMA의 미래를 말하면서 생뚱 맞게 과금정책을 탓합니다.

기술이나 매매전략이 HTS와 DMA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요소는 미시적입니다. 근본적인 변화는 규제에 달렸습니다. DMA와 관련한 미래는 한국거래소 ‘회원시스템 접속 등에 관한 기준’이 좌우합니다. 기술적인 상상력을 발휘할 여지가 없습니다. 기껏해야 FEP에 주문을 탑재하는 불법입니다. 한국거래소의 시세분배서비스 혹은 정책이 빅데이타와 관련한 데이타서비스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처럼 10단계호가가 아니라 개별호가를 서비스하면 데이타분석서비스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한국거래소의 시세과금정책도 HTS와 DMA의 미래를 좌우합니다. 개별 과금을 도입하면 현재의 HTS나 MTS와 같은 범용 서비스는 지연시세로 전환해야 합니다. 시세요금을 내는 투자자는 지금보다 훨씬 더 품질이 높은 서비스를 제공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많은 분석화면이 아니라 개인별 맞춤으로 무장한 서비스일 수 있고 최금 흐름인 빅데이타와 애널러틱스를 결합한 서비스일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의 규정이라고 하지만 금융위원회의 영향력아래에 있습니다. 여기에 대체거래소도 규제의 영역입니다. 경쟁이냐 아니냐에 따라 서비스는 달라집니다.

규제가 바뀌면 현재의 HTS와 DMA는 바뀝니다. 이런 흐름은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단어가 핀테크입니다. 해외에서는 실리콘밸리 보다 더 빨리 성장한다고 하는 핀테크. 한국에서는 규제로 발이 꽁꽁 묶여있습니다. 상상력을 제도가 막고 있습니다. HTS와 DMA의 미래도 규제가 막고 있습니다.

금융과 기술의 결합, ‘핀테크’의 비상
Tech & Beyond의 핀테크 특집

4 Comments

  1. 김대희

    잘지내고 계신지요?
    게시글들 잘 읽고 있습니다.
    규제가 세금 인상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DMA에 유리하게 바뀌기는 힘들다고 생각 합니다.
    좋은 하루 되십시요.

    Reply
    1. smallake (Post author)

      여전히 그곳에서 일하세요? 얼마전 신문을 보니까 통합하는 것으로 나오던데요?

      여의도가 힘드니까 저도 쉽지 않네요.(^^) 하여튼 생존이 지상과제입니다.

      건강하세요.

      Reply
  2. 김세기

    좋은 글이 많네요^^
    혹시 dma서버를 이용하는 기관트레이더들은
    호가잔량 관계없이 원하는 호가에 지정가로 진입할 수 있을 정도로 체결속도에서 우위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Reply
    1. smallake (Post author)

      전략에 따라 다르겠지만 시장가주문으로 주문을 내는 경우는 거의 없죠. 다만 우위라는 표현을 어떻게 이해할지가 중요합니다. 모두 최우선순위(QueueOrder)로 진입하려고 하지만 100%는 불가능합니다. 확율입니다. 순서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무척 많습니다. Jitter입니다.
      Jitter를 줄여야 하는데 이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습니다. 사실 점점 높아지고 있음이 현실입니다.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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